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열려 있던 문,
식탁 위 따뜻한 밥,
깨끗이 개어진 이불,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날 바라보던 눈빛.
모든 것이 너무 익숙해서
그게 누군가의 마음이고,
누군가의 삶이었단 걸
그땐 몰랐다.
사랑은 거창한 말로 다가오지 않았다.
늘 하던 잔소리처럼,
늦게까지 놀지 말라고 혼내는 말투처럼—
그 모든 게 사실은
나를 향한 가장 크고 조용한 애정이었다는 걸
왜 그땐 그렇게 쉽게 지나쳤을까.
가끔 생각해.
엄마는 하루에 몇 번쯤 나를 생각했을까.
나는 하루에 몇 번쯤 엄마를 기억했을까.
이제야 알겠다.
사랑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언제나 내 옆에 있었다.
그래서 더 보지 못했다.
너무 가까우면,
너무 당연하면,
사람은 오히려 더 잘 보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사람이 사라진 뒤에야
그 자리가 얼마나 컸는지를
처음 알게 된다.
그제야,
텅 빈 방 안에서 조용히 부르게 되는 이름.
엄마.
내내 옆에 있었던 그 사랑을
이제는 마음으로 껴안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평생을 기억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