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결국 닮아가는 것

by 황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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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닮고 싶지 않았다.

엄마처럼 살지 말자고 다짐했었고,

엄마의 말투도,

엄마의 생각도

왠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나는 점점

엄마를 닮아가고 있다.

아이에게 툭 던지는 말투,

잠들기 전 조용히 이불을 덮는 손길,

누군가를 먼저 걱정하고

내 감정은 뒤로 미뤄두는 습관까지—

언제부터였을까.

내 안에 엄마가 자라나 있었다.

닮고 싶어서 닮은 게 아니었다.

그저 사랑하다 보니

오래 바라보다 보니

자꾸 따라하게 되었고

결국 내 안에 스며든 거였다.

사랑은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 스며드는 건

말보다 행동이고,

그보다 더 오래 남는 건

마음이었다.

어릴 땐

엄마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같은 방식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게 엄마였다.

내가 기억하는 사랑의 가장 처음.

그리고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사랑의 방식.

사랑은 결국

닮아가는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을

닮아가는 것이다.

그 사람처럼 웃고,

그 사람처럼 걱정하고,

그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

닮아간다는 건

이별이 아니라

사랑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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