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서 바라보는 스토리 텔링
일 년에 한두 번 동료들과 피드백 세션을 할 때마다 듣는 피드백이 있다. 동료들은 나를 보고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고 리서치하는 디자이너. 동시에 책임감 있게 데드라인 안에 고퀄리티의 디자인 설루션도 제공하는 디자이너라고 말을 한다. 거짓말 안 하고 딱 두 가지의 피드백 빼고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그 두 가지 중 하나가 프레젠테이션 스킬이다. 동료들은 너의 디자인 설루션은 비즈니스 니즈를 잘 충족시키고, 동시에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좋은 디자인을 정작 리뷰에서는 잘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을 한다.
이 피드백만 2년째 들었다. 그래도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오늘 글은 내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보완하고자 기획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작업을 더욱 의미 있게 청중들, 다시 말해 이해관계자와 동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이다. 파워풀한 스토리 텔링은 무엇이며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공부한 부분을 요약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비즈니스 스토리 텔링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청중에게 다가가다.(Reach an audience)"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깃 청중을 파악해야 한다. 그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이 프레젠테이션에 있어 무엇을 원하는지, 왜 참석했는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해당 분야의 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파악하자.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디자인 패턴이나 UX에 관해 설명할 때와 이해관계자를 타깃으로 같은 주제에 대해 설명할 때에는 발표 콘텐츠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두 그룹의 UX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와 지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해관계자들에게 디자인이나 개발에 대해 발표를 한다면 전문 용어를 써가며, 디테일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개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역시 디자인 시스템(Design System)과 컴포넌트 프로세스(Component Process), 피그마라이브러리(Figma Library)에 대해 설명할 때 리뷰의 청중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디자인 용어를 써가며 발표한 적이 있었다. 참여했던 청중들은 디지털 부서장, UX 라이터, SEO 동료 등등이었으며, 그들이 어떻게 디자인 토큰, 카드 패턴, 브런치 기능 등을 잘 알겠는가. 그러므로 청중들에게 다가가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금 하는 일, 직책 등을 고려하여 단어선택부터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면 라디오 버튼(Radio button)과 같은 UX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예를 들면 "옵션을 선택하는 요소나 패턴"이라고 풀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스토리 텔링에 있어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관계성 (Relatability)"이다. 당신의 스토리는 청중들과의 관계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작업은 온라인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구나 한 번쯤 해본 물리적인 경험과 누구나 아는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 더욱더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디자이너 동료는 디자인 시스템 패턴 이름과 카테고리에 대해 정리한 적이 있었다. 다른 디자이너가 새로운 패턴을 만들 때 어떠한 방식으로 이름과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규칙과 원칙(Naming Convention)이었다. 디자이너에게는 중요한 작업일지라도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주제일 수 있다. 이 동료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포토샵으로 다듬어서 디자인 시스템 사전으로 만들어서 발표를 시작하였다. 이해관계자들이 디자인 시스템 패턴 이름과 카테고리에 대해 잘 모를지언정 옥스퍼드 사전은 다 알고 있기에 발표 주제에 대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었다.
영향력 있는 스토리는 크게 아래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 무대는 사용자와 비즈니스가 처한 환경을 의미한다. 그 환경을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에 청중을 초대하자. 이를 위해서는 프레젠테이션에 질문을 던져 청중을 그 환경 안으로 불러들여 공감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 이러한 그룹에 속해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 느낌이 드세요?’
‘... 에 대해 아십니까?’
‘... 이러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으면 한번 손을 들어보세요’
마지막으로 무대를 만들 때에는 상황을 그려 청중이 보다 쉽게 해당 환경에 빠져들게끔 해야 한다. 그 상황을 그리기 위해서는 상황에 처해있는 등장인물을 만들어 보자.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여러분, 학창 시절에 돌이켜보면, 시험기간에 계속 놀다 시험 막판에 공부하는 친구들 주변에 있었죠? 철수가 그러한 친구들 중 한 명입니다." 이렇게 등장인물을 만들어내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다.
- 문제점은 사용자나 비즈니스가 처한 문제를 말한다. 문제점을 설명할 때에는 문제점이 아무리 전문기술적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문제를 친숙하고 쉽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모든 청중들이 당신처럼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다.
또한 "나의" "우리의"문제라고 설명하기보다는 "당신의" 문제라고 바꿔 설명해 보자. 스토리텔링의 강력한 기법은 '나'를 '너'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다른 CEO들과 이야기했을 때 나는 그것을 배웠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다른 CEO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당신은.... 에 대해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청중에게 더 와닿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중이 그 문제를 공감하게끔 유도하자. 이야기의 목표는 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야기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강렬한 순간에 청중에게 그 상황에서 어떻게 느낄지 상상해 보라고 요청하자. 예를 들면, '당신이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습니까?..?' 그리고 그 문제가 왜 중요한지 강력하게 어필해야 한다. 왜 해당 문제가 사용자와 비즈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미래에는 어떠한 부작용을 나을지 말이다.
- 당신이 해당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리서치하였으며, 그로 인해 어떠한 문제해결방안을 도출했는지 보여주자. 더불어 이 문제 해결방안이 우리의 프로덕트와 사용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강력하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당신이 발표한 문제 해결 방안은 당신이 혼자서 한 작업 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해결방안을 도출하게끔 도움을 준 동료들의 공로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보여주는 것이 청중에게 겸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무대, 문제, 해결방안 세 가지 요소 중, 무대와 갈등을 간략히 설명하고,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깊게 설명을 한다면, 당신의 스토리는 강력한 스토리가 될 수 없다. 문제해결 보다 훨씬 더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문제 그 자체이다. 이는 영화 스토리와 같다. 영화 스토리를 보면 대부분 주인공들이 못된 악당과 싸우고 결투하는 장면이 영화 상영시간의 대부분이지, 정작 그 갈등을 해결하고 난 후의 마지막 해피엔딩은 굉장히 짧다. 당신이 더욱더 영향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화 플롯처럼 갈등과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스토리는 왜,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로 분명히 전달하자. 우리 모두 초등학교 때 배웠다. 이야기를 할 때 육하원칙에 따라 설명하라고. 하지만 설상 수많은 스토리와 발표를 듣고 보면 이 육하원칙에 따라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당신의 스토리는 이 육하원칙에 따라 전개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반드시 누가(who),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2. 스토리는 배경-문제-과정-해결방안과 같은 기승전결의 형식으로로 구성하기보다는 일단 키 메시지를 정하고 키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나머지요소를 배치하는 형식으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자.
3. PPT를 작성 시에는 한 슬라이드에 하나의 메시지만 담고, 디테일은 슬라이드에서 생략하자
4. 신체적인 제스처를 적절히 사용하자. 손짓, 얼굴 표정, 몸 자세, 심지어 그냥 걸어 다니는 것과 같은 동작을 올바르게 수행하면 당신의 스토리를 훨씬 더 기억에 남게 만들 수 있다.
5. 질문으로 청중들의 주목을 이끌자. 질문만큼 청중의 관심을 주목시키는 것은 없다.
6. "먼저" 및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단어를 사용하자. 먼저, 한 번, 처음에, 그다음, 지금, 한편과 같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당신의 이야기를 매끄럽게 전개시킬 수 있다.
7. "하지만"과 "아직"은 스토리텔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이다. 이 단어들은 대조, 변화, 전복, 모순을 표현한다. 따라서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여 이야기의 반전을 보여주자. 그리고 그 후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반드시 말해야 한다.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은 스토리 텔링에 있어 고전적인 팁이다.
8. 그리고 해당 발표나 프로젝트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마지막에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짧게 전하자.
9. 마지막으로 변경된 사항이나 다음 액션 (Next Step, Next Action)을 말하면서 마무리하자.
참고 아티클:
12 Storytelling Techniques to Supercharge Your Pitch
13 Sätze, die aus deiner Geschichte echtes Storytelling ma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