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할 때 팀원들이 겪는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시키는 능력
이때가지 약 13편의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은 사용자분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읽었던 글은 "시니어로 올라갈수록 중요해지는 자질"이다. 사실 이 글이 가장 많이 읽힐 줄은 몰랐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직급이 올라갈수록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궁금해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난 또 하나의 자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보통 디자인은 흔히 문제 해결 도구라고 정의를 한다. 직급이 높을수록 디자인이라는 문제 해결 도구를 팀이라는 프러덕트에 적용시키는 능력이 요구된다. 보통 스크럼 환경의 프로덕트 팀에서는 자기에게 주어진 스토리, 예를 들면, 디자인 콘셉트, 비주얼 디자인, 프로토타이핑을 끝내기 바쁘다. 비록 해당 일을 끝내기 위한 과정이 비효율적이라고 해도 그 일의 결과물에 초점을 맞추지 그 일을 하기 위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니저 포지션이라면 이 비효율적인 과정을 파악하고, 그 과정을 개선시켜 모든 팀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작업의 과정을 개선시키는 일은 사실 프로덕트의 로드맵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굳이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작업과정을 개선을 하면 보다 빠르게 더 많은 스토리와 일을 끝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두 가지 예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 보다폰 (Vodafone) 역시 그러하다. 보다폰은 매 스프린트마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특히 내가 속한 팀은 세일즈의 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글로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과정은 마케팅 팀이 프로모션 이미지를 프러덕트 팀들에 전달을 하면 그 프로덕트 팀들이 자기가 필요한 *에셋(Asset)을 만들어 낸다. 프로모션 이미지들은 동일 하나 프로덕트 팀마다 심카드를 넣던가 핸드폰을 넣거나 등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아니면 프로모션을 노출시키는 채널이 다 다르다. 어찌 되었던 같은 프로모션 이미지를 이용해서 작업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팀이 똑같은 에셋을 만들어내는 불필요한 작업을 여러 번 하게 된다. 특정 팀이 특정 에셋을 작업하고 그 에셋이 우리 팀에 필요할 경우 해당 팀에서 에셋을 받기도 하나, 해당 채널에 적어도 2-3일 전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을 경우 다른 팀에서 같은 에셋을 하더라도 우리 팀에서 똑같은 작업을 또 하기도 한다.
에셋 작업은 사실 UX와 관련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UX디자이너들이 가치를 두지 않고 대부분 꺼리는 작업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를 하기 위해 Benjamim과 Christoph는 에셋 크리에이션 (Asset Creation)이라는 피그마 파일을 만들었다. 모든 팀들이 한 피그마 파일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기 때문에 어떤 팀이 어떤 에셋을 작업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더 나아가 레벨을 통해 "시작", "작업 중", "완성"으로 표시하여, 어떤 에셋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할 수 있다. 재미없는 일이고 동시에 너무나 비효율적인 일인 에셋 크리에이션을 UX 디자인 매니저인 Benjamim과 Christoph를 다른 디자이너들의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위해 개선시켰다.
두 번째로 소개할 예시는 내가 기획한 디자인 크리틱이다. 프로덕트 팀은 보통 1-2명의 UX 디자이너가 포함되어 있다. 새로 들어온 디자이너나, 주니어 디자이너들은 비록 같은 디자인 시스템을 사용할지 언정, 자기가 디자인한 설루션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다른 프로덕트와 통일된 UX를 가지고 있는지 긴가민가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새로 들어온 디자이너가 혼자서 프로덕트 팀에 일할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물론 필요에 따라 아니면 정기적으로 다른 팀과 Alignment미팅을 하지만, 보통 디자인 패턴 사용에 초점을 두지 UX 개선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경우는 크게 많지 않다. 그리고 2주마다 하는 Show and Tell이라는 미팅에서는 35명 넘는 디자이너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한 시간 동안 보고만 하기에 시간 관계상 깊이 있는 피드백을 받기는 힘들다. 아래에는 워크샵을 통해 디자이너들이 대답한 Show and Tell 한계이다.
제한된 시간
두려움
너무 많은 참여자 수
인터렉티브 한 미팅의 부재
다른 디자인 시스템 사용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만 공유
이러한 문제를 하기 위해 워크숍을 나는 기획하였고 워크숍에서 파악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디자인 크리틱을 기획하였다. 디자인 크리틱의 기획은 사실 내가 속한 세일즈 프러덕트 팀과는 무관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보다폰의 UX 커뮤니티를 발전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고 동시에 디자이너들이 작업환경을 보다 능률적으로 바꾸어주기에 기획하게 되었다.
아래에는 워크숍과 여러 번의 시니어 매니저와의 미팅을 통해 최종 기획된 디자인 크리틱 탬플랫 피그잼 보드이다.
*에셋(asset): 프로모션이 노출되는 채널에는 요구되는 사이즈와 용량이 있다. 그 요구 사항에 맞게 프로모션 이미지를 수정한 결과물을 에셋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