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family의 자작시
사람의 마음속에는 외로움과
슬픔과 괴로움이 담겨있다는 상상을 해
외로움은 물이고
슬픔과 괴로움은 가라앉아 있는데
슬픔은 투명하고 괴로움은 뿌옇다고
가끔 슬픔이 올라와도
남들도 모르고 가끔 나도 잘 모르는 게
그래서라고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어느 시인이 정의 내려준 이후
외로움에 둔감해졌어
외로움이 사람에 속한 것이라면
슬픔과 괴로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려줘야 하지 않을까
슬픔과 괴로움을 뺀다면
자몽주스의 윗부분만 마시고
설탕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일지 몰라
삶의 진수를 맛보려면
잘 섞어드시라고
카페 점원처럼 누군가 권해서
슬픔과 괴로움까지 잘 섞어보았어
난 괜찮은데
사람들이 물어보는 건
아마도 뿌옇게 섞인 나의 잔을
그들도 볼 수 있어서겠지
그래 달지만은 않지만
자몽의 씁쓸한 맛도 나쁘지 않아
나는 잘 지낸다고 말하며 생각한다
외루움, 슬픔, 괴로움
모두 나에게 속한 거라고
나에게 속한 것들이니 사랑하겠노라고
*수선화에게-정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