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이 되고픈

건강한 가족이란

by hongfamily

우리 가족은 저와 아내, 그리고 중3인 아들과 중1인 딸 이렇게 넷입니다. 저와 아내는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다가도 틀어지면 엄청 싸우기도 하는 평범한 부부입니다. 이런 부부에게 위기가 여럿 있었지만 큰 위기는 아이들과의 문제에서 비롯되곤 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고백하자면 우리 부부가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우리 가족은 건강하다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성격이 올곧고 융통성이 없는 편인데, 아내 또한 교사라는 직업까지 겹쳐 잘못에 관대하지 못하고 엄격한 편이었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사랑을 듬뿍 주었다 생각했지만, 우리 부부의 양육 태도는 부모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때 느끼는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완벽주의에 엄격한 저의 태도는 아들이 다른 성인 남성에게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축구나 태권도와 같이 성인 남성이 엄격하게 지시하고 명령하는 환경을 힘들어했습니다.


역으로 딸은 아빠를 멀리하고 다른 성인 남성을 따르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명절에 고모부를 만나면 명절 내내 붙어 있다가 집에 와서는 다음에 볼 시기를 기다릴 정도로 말이죠.


축구, 농구, 태권도장을 그만 다니겠다는 아들의 문제, 딸이 아빠보다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낀다는 사실은 그 자체 이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치유해야만 하는 관계의 문제였습니다.


문제는 철저하게 저에게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저는 아들 딸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했습니다. 아들에게 매주 함께 관악산을 등산하자고 제안했고 아들은 다행히 저의 제안을 따라주었습니다. 산을 오르며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다 보니 저에 대해 아들이 오해했던 부분들이 풀리고 아들과 저의 관계는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딸로 말하자면 지금은 딸바보 아빠 바라기가 된 부녀 사이지만, 사춘기까지 겹쳐 쉽지 않았습니다. 함께 할 것도 마땅치 않아 보였고. 그래서 무조건 지지해주고 이해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딸이 갖는 취미들을 예전 같으면 무시하거나 끈기 있게 못한다고 지적했겠지만, 그러는 대신 지지하고 함께 했습니다. 롱보드부터 음악 듣기, 자전거 타기, 함께 요리하기 등 딸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아빠가 함께 하려 노력했습니다.


결국 딸과의 관계도 소통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해결책이 된 셈입니다.


아이들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부부 사이도 전보다 건강해져서, 각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응원하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러닝을 시작한 아내와 함께 한강을 달리는 것이 주말 일상이 된 것처럼 말이죠.


아내와 아이들에게 믿는 구석이 되어주고, 저 또한 아내와 아이들이 믿는 구석이 되는 그런 가족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실상은 좌충우돌 충돌하는 우리 가족이지만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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