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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by YT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이 표현과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지만, 젊은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말들도 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 이 표현을 광고 카피적으로 풀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말이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아프면 환자다’라는 뒤집기를 당하며,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매우 정치적으로 김난도 교수의 책이 더 많이 팔리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이것이 정치고, 정치는 생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말을 할 때 조심해야 한다. 어쩌면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부정 전략일지 모른다. 개그맨 유병재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뻗어갔고, 책의 저자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고,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설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표현은 된장, 김치 같은 발효식품의 숙성 과정에 비유되어 나온 듯하다. 하지만 이 표현이 사람에게 쓰일 때, 우리는 ‘트라우마’를 걱정해야 한다. 젊은 시절의 아픔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되어 숙성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찌꺼기는 개인에게 남아 성격을 변화시키고, 나이 들어 결정적인 순간에 트라우마로 튀어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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