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낮보다 아름답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다. 밤이 낮보다 아름답다.

이 표현은 꼭 부에노스아이레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야경을 만날 때면 흔한 관용적 표현으로 위와 같은 문장을 사용한다. 위 표현은 도시의 탄생과 관련 있다. 사람이 집중적으로 도시에 모이고, 밤에도 불을 밝히면서, 높은 곳이나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환하게 켜 놓은 불빛은 그동안 그들이 보아 왔던 밤하늘의 별빛과 비슷한 감상을 마음에 담게 하였을 것이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때 대개의 경우, 도시를 품고 있는 언덕이나 산을 오르게 되는데, 산의 정상에서 바라본 도시의 불빛은 마침내 다 왔다는 안도감으로 안정과 감상을 여행자들에게 불러왔을 것이다. 그런 도시들이 팽창하고 인공의 조명과 자동차의 움직이는 불빛에 현대 기술의 화려한 네온과 광고판이 등장하면서 화려한 도시의 야경은 그저 깜빡이기만 하는 밤의 별빛을 뒤로 밀어 버렸다.

또 밤이 낮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낮 풍경의 단점을 어둠이 덮어주기 때문이다. 밤은 도시의 더러움, 혼잡함, 오염, 심지어 소음마저도 짙은 어둠으로 덮어버린다. 밤의 짙은 어둠은 오직 조명만 돋보이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도시는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