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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한다

by YT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한다.

용어가 만들어지고, 판매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마케팅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라는 말은 마케팅이 갈 때까지 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표현이 얼마나 생명력을 가지고 더 깊이 파고들어 갈지 모르지만, 나는 너무나 무섭다. 여기서 그만 멈추게 하고 싶다. 이 표현은 돈을 위해 건들지 말아야 할 금기를 건드린 경우이다.

고객이 가족일 수 없고, 반대로 가족이 고객일 수 없다. 손님은 손님 이어야 하고, 우리 딸은 우리 딸 이어야 한다. 가족의 가치가 돈으로 치환될 수는 없다. 수많은 영화에서 가족/사랑의 가치를 돈에 앞세우고 있지만, 우리 삶을 스멀스멀 뱀처럼 타고 넘어오는 위의 표현에는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 표현은 처음 어느 마케터에게서 태어난 후, 서비스 업종의 뇌 속을 파고들며, 점점 굳어져 관용구가 되어 버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런 것 같다. 고객은 이제 가족을 넘어 숭배의 대상/ 절대 선인 ‘왕’이 되었다. 고객의 갑질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그런 고객을 대응하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환대는 하지만 분명한 선을 고객도, 주인도 지켜야 한다. 그것이 환대를 넘어 고객이나 주인이 인간답게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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