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어디세요?
사전에 고향이라는 단어는 시간, 공간, 정서적 문제가 결합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고향이 어디세요?’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은 그렇게 보기만큼 만만치 않고, 어떤 경우 심각한 고민에 빠뜨리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은 외국인에게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외국인이 느끼는 혼란과 비슷할 것 같다. 외국인들의 상당수는 ‘할아버지는 러시아, 할머니는 체코, 아버지는 영국에서 태어났고, 어머니는 레바논 사람이고, 나는 시리아에서 자라서, 시리아와 호주 복수 여권을 가지고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이경우 이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
위의 두 가지 질문을 접할 때,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없을까? 내 생각에 이런 질문에 대해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기준은 역시 우리가 흔히 쓰는 굳어진 관용구에 해답이 있는 것 같다. ‘정 붙이면 고향이다’ – 맞다! 사람의 마음이 가고, 정 붙이면 고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