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다

by YT

“60세 넘겼지만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다”

이 표현은 분명 삼류 연예부 기자의 솜씨가 분명하다. 아니면 어떻게 이런 지독하게 성차별적이고, 낯 뜨거운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듯한 표현을 쓴단 말인가? 이 표현은 사실 죽은 표현이다. 내가 어릴 때는 이런 표현을 많이 본 것 같은데,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이 커지고, 성적 차별이 완화되면서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표현은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죽은 표현이 되었다. 이 표현의 진정한 의미는 ‘나이를 많이 먹었지만, 여성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이 표현을 보다 대중적인 표현으로 바꿔본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좀 오래된 광고 카피일 것이다. 이 광고 표현 역시 죽어가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광고 카피가 유행을 타고, 점점 대중화되어 가면서 나중에는 관용구로 굳어지는 현상이 상당히 많은 듯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그렇고,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말도 그렇고, 좀 더 오래된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프로는 아름답다’라는 표현도 모두 유명한 광고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keyword
이전 28화내 이야기를 쓰면 소설책 몇 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