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 대한 오해 중, 일부사처제만큼 이슬람을 원시 종교쯤으로 호도하는 표현은 없을 것이다. 일부사처제는 마치 고대의 야만적인 풍속으로 비친다. 일부사처제의 탄생은 선지자 무함마드 시대, 오랜 기간 지속된 정복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정복전쟁으로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많이 희생되었고, 전쟁미망인과 버려진 아이들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시되었던 것이 일부사처제다. 그리고 이슬람에서는 여기에 더해 세부 조건을 달고 있는데, 모든 가족은 평등하고,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차원도 포함한다.
하지만 오늘날 일부사처제는 이슬람 권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아주 궁벽한 시골이나, 아주 돈이 많은 극소수의 사람에게서만 그 사례를 드물게 볼 수 있을 뿐이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아랍 사람들은 모두 한 명의 와이프와 아들 딸 낳고, 지지고 볶고 우리처럼 살고 있다. 사실 아랍은 아직 신부의 아버지에게 주는 지참금 제도가 있어서, 돈이 없으면 결혼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주 늦은 나이에 결혼하거나, 아예 결혼을 하지 못하는 늙은 총각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우리처럼 두 명의 와이프를 두기보다는 이혼을 하고 새로운 사람과 재혼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