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왜 그래?
이 표현은 세대를 이어온 관용적 표현의 베스트셀러다. 나도 이 얘기를 하고, 이 얘기를 들었고, 우리 아버지도, 우리 할아버지도, 우리의 먼 조상 님들도 이 얘기를 하고/들었을 것이다. 이 표현은 세대차이를 반영하는 말이다. 환경의 변화는 세대의 성장 과정도 바꿔 놓기 때문이다. 다른 성장과정은 다른 태도, 다른 가치관을 개인들에게 심고, 각 세대의 공통점을 포착하려는 이성의 일반화 작용으로 각 개인은 세대로 묶이게 된다. X세대, 밀레니얼, Z세대 등은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적 요소의 발견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이런 세대 간의 차이는 ‘차이’를 넘어 갈등으로 변화되는 양상이다. ‘82년 생 김지영’이 공감을 일으키고, 개저씨/ 라때/ 틀딱이라는 신조어들이 이러한 갈등을 반영하며 생겨난 새로운 표현들이다. (내가 느끼기에) 요즘처럼 세대 간의 구분이 명확했던 적이 없었다. 성실함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던 우리 아버지 세대, 민주화 운동으로 자유와 정의의 문제가 중요했던 우리 세대, 우리가 소중하게 키웠던 자식들 세대. 아버지-나-아들의 세대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각 세대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합리적 이성의 작용이지만, 1차적으로 경제적 관점, 마케팅의 탄생과 정교화에 기인함이 크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Target에 대한 정의’는 대상들을 구분하고, 분류하고, 나아가 명명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일반화 작용이다. 경제적인 목적을 위해 세대 구분이 만들어지고 명명되면서, 언뜻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불행하게도 각 개인들의 차이(특수성)는 묻혀 버린다. 애처로운 특수성의 주장은 보편성의 폭주에 입을 막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각 세대의 이름은 더욱 벼려지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차이와 세대 간의 유사성과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보편화된, 그룹화된 세대 간의 갈등은 증폭된다. 날 선 세대 간의 구분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회적인 측면에서, 문화적 측면에서 또 정치적 측면에서 두루 이용되고, 확대 재생산되며 고착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