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이 표현은 두 가지 관용구가 결합된 경우다. 먼저 ‘위기는 기회다’ – 근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 어려움을 타계할 전화위복의 기회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이 표현은 양 끝은 통한다, 종이 한 장 차이, 동전의 양면과 비슷한 의미를 전달한다. 마치 씨름의 뒤집기처럼 눌린 위기의 순간에 한 번에 뒤집을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다. 어떤 것이 과하면 그 에너지는 그 상황을 뒤집을 만큼 커지고, 그 에너지를 가두던 상황은 다시 뒤집어진다. 그래서 좀 더 일반화하면 위기=기회가 되는 것이고, 동전의 앞=뒤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 굴러가는 운영의 법칙 같은 것이 아닐까? 내가 그토록 철학 책에서 찾고자 했던 세상의 원리가 이런 평범하게 굳어진 관용구에 반영되어 있는 것인지 모른다.
두 번째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 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그 어떤 사람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사람의 관계도 어떻게 바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사가 부하가 될 수도 있고, 거지가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 표현은 지극히 신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신이라면 모든 것을 알 것이다. 신에게 인간사는 모두 마크툽(쓰여진 것)이지만, 사람들은 사람들의 미래를 알 수 없다. 이 표현은 종교의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정말이지 사람의 일은 모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