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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둘기 Nov 18. 2024

프롤로그

한때는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 

시간을 내서 음악을 들었다. 

좋은 아티스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기 위해 

온종일 노래만 듣기도 했다. 

이제 그런 열정은 사라졌다.      



음악은 단지 달릴 때 힘을 살짝 보태주는, 

출퇴근길의 지루함을 조금 달래주는, 

딱 그 정도 역할을 맡고 있다. 

그마저도 유튜브에 조금씩 밀려나고 있으니, 

미안해서 어쩌나….

그럼에도 음악에 꽂히는 순간이 있다. 

걷던 길을 멈추고 제목을 확인하게 만드는 음악이 있다. 

그런 노래를 발견하면, 지겹도록 반복해서 듣는다. 

듣고, 듣고, 또 듣고.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도 그런 노래였다.     

서정적인 가사와 최정훈의 감미로운 목소리. 

백 번도 넘게 이 곡만 들었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집에 와서도. 

온종일 듣다 보니, 저절로 노래가 입 안에 맴돌았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어 본다. 

가사가 귓속에서 마음 속으로 건너온다.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 
잊혀진 모든 밤들에게
그럼에도 속삭이던 
조그마한 사랑과 마음들에게

              

돌이켜보니

나에게도 

‘사라진 모든 것들’

‘잊혀진 모든 밤들’이

참 많았다.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라졌지만, 기억 속엔 선명한 많은 것들을. 

잊혀졌지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많은 밤들을.          



세상에선 사라졌어도 추억 속에선 사라지질 않기를….

누군가의 그리움 속에선 영원히 살아가기를….     



돌아갈 수 없다 한 대도 
이 밤 또 노래를 불러야지
그리워하는 마음이 
미래를 향하는 마음이라며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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