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들은 사전 공감대를 이용한다
회사에 오면 '컨센서스를 맞춘다'는 용어를 정말 많이 듣는다.
혼자 하는 자영업이 아니고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누군가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직장인들은 많이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로 컨센서스를 들고 온 것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와 무엇을 기대하는가에 대해
저자와 독자 사이에 사전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컨센서스 concensus를 맞춘다, 용어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공통의 합의, 공통의 공감대를 위해 하는 회의 정도이다.
그런데 컨센서스를 꼭 맞춰야 하는 상황은 보통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서로 환경이 다른 곳에서 일하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 하거나
이권 다툼이 크고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을 때 이 컨센서스 맞추는 회의를 하곤 한다.
그래서 더더욱 문제가 도드라진 후에야
'이런 안 되겠군. 컨센서스를 맞추는 회의를 해야겠어'
이렇게 사후약방문 격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으레 있다.
내가 지켜본 일잘러 (=평가를 안 줄 수가 없는 갓벽한 직장인)들은
이 컨센서스 회의를 사전에 매우 잘 활용하여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내 의견에 토달수 없도록 공감대를 잘 형성해 나간다.
앞으로 자주 얘기하겠지만
직장인들은 나를 포함해서 누가(Who) 잘해서 일이 잘되거나 안된다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개발자가 그 기능은 일정상 개발 못한다고 해서,
기획자가 그것은 우선순위에 밀려서 못한다고 하는 것은
각자의 입장에 입각한 변명에 불과하다.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일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 '개발과 기획자가 못한다고 해서'가 큰데
그 변명들은 팀장 입장에서 들을 때 참 안타깝기도 하고, 조금은 아쉬운 변명이다.
그럼 누구(Who)의 잘못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일까?
바로 '어떻게(How)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관점이고 컨센서스의 관점이다.
일잘러는 자신의 역할인 디자인만을 말하지 않고 공통의 목적, 컨센서스를 먼저 꺼낸다.
이번 프로젝트의 큰 목적을 자꾸 상기시키고,
우리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야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그 큰 목적에 공감하면 일정상 안 되는 일은 다른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개발 일감을 미루고라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보겠다는 대답이 나온다.
성공한 팀장들은 싸우라 얘기한다. 싸운다는 것은 곧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인데
사전 컨센서스가 잘 닦여져 있다면 그 사람이 목소리가 큰 법이다.
그중에서 일잘러들은 누가 뭘 잘해줘야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를 말한다. 그것을 컨센서스를 맞춘다는 말로 사전에 공동의 달성 목표와 방법을 함께 모색해 둔다. 동지를 만든다.
너무 당연하고 쉬운가?
생각보다 직장인들은 편협하고 시야가 좁다.
생각보다 적을 만들며 일하는 사람이 많고, 공동의 목표가 아닌 자신의 역할에만 몰입한 목표에 집중한다.
각자 제멋대로 선을 긋고 컨센서스 없이 각자 알아서 회색지대까지 잘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심화과정으로 가보면
사전의 사전,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자도 함께 컨센서스를 맞추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전의 사전이란 업무가 할당되는 시점에도 본인에게 empowerment 해줄 목표를 함께 수립하는 것이고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자란 실무자 외의 의사결정자를 이용하여 나에게 힘을 싣도록 하는 것이다.
더 멀리 가면 다른 회의에서 언급된 C레벨의 임원의 언급 한마디까지 공신력으로 이용한다.
일개 디자이너가 이걸 다 해야 하냐고? 다 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내가 하는 디자인을 관철시키기 위해 한다.
다른 말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한다.
다음 글에서는 사전 컨센서스를 했을 때 안 했을 때의 구체적인 best / worst 사례를 들어
조금 더 깊이 컨센서스의 세계로 진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