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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Nov 19. 2024

프로세스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자

융통성과 Gray zone

직장을 오래 다니다 보면

프로세스가 참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적은 인력으로 업무가 잘 돌아가려면 

프로세스와 거버넌스(의사 결정 관리 체계), R&R과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품처럼 바뀌어도 일은 돌아가야 하고, 적어도 사고는 덜 나니까.


리더로서 듣는 원성 중 하나도 프로세스를 정해달라, R&R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이다.

일반적으로는 정해진 프로세스와 R&R대로 일하는 게 좋을 수 있다.

특히나 제조업과 같이 완벽한 공정이 이어야 하는 업종에서는 더더욱 요구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만드는 SW를 비롯해 디자인과 같이 

'누구나 잘하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한마디는 할 수 있는' 업종이라면

모든 프로젝트, 모든 상황에서 프로세스가 맞아 들어가지는 않는 법.

같은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사람이 바뀌면 R&R도 바뀔 수 있는 게 회사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유연함과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단단한 대나무 같이 모든 업무를 동일한 잣대로 일을 했다가는 

스스로 부러지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디자이너고 너는 기획자이니 네가 잘 기획해 와야 

그다음부터 내가 잘할 수 있다는 말은

언듯 보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지만 매번 통하는 말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서로 부족한 부분이 있고, 자신이 알고 있는 영역 외의 Gray zone이 있는데도

그것을 R&R과 프로세스에 따라 알아서 해오겠지라고 하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일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나 서로에 대한 업무 경험이 없고, 티밍이 안된 상태에서 급하게 협업하는 경우

R&R에 따르면 응당 해와야 할 것을 안 해 온다고 또는 못한다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다 

프로젝트가 깨지는 경우가 있었다. 

외부의 파트너사와 협업 시에도 일하는 문화와 프로세스가 달라서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도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이다.


우리가 업무를 할 때는 모두가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것이

서로 침범하지 않으려는 Gray zone을 만들고, 

이 것이 결국 실수나 품질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무에 임하는 모두가 자신이 알고 있는 프로세스를 너무 껴안고 있지 말아야 한다.


각자의 업무에 Overfitting 한다고도 하고, Bias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회사 업무지만

공동의 프로젝트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내가 아는 프로세스와는 조금 거리를 두어야 한다.

업무 초기부터 낯 뜨겁지만 각자의 역할과 프로세스, 산출물 수준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Kick off 미팅을 항상 수행하고 Gray zone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을 Goal alignment session이라고 해도 되고, 협업을 위한 워크숍이라고 해도 된다.


우리는 회사에서 우리의 영역과 프로세스를 지키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무를 한다.

그 차이를 이해하는 팀원이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사진: UnsplashEden Consta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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