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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Nov 26. 2024

놔두면 저절로 해결되는 업무

직장인에게 스피드는 생명이자 무기인가?

앞서 얘기한 08화 Stop&Go 스킬 에서는 직장인이 스스로 실천해 볼 만한 완급조절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업무별로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줄 세우기 하는 프레임워크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업무는 중요업무, 수명업무, 지원업무, 긴급 숏텀 업무, 롱텀 업무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같은 업무라도 어떤 상황에서 요청받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우리는 이런 특성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중요도와 시급도를 따져서 To Do를 리스트업 하는 것이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인데

숙련도가 낮아서 그런 부분에 확신이 없다 보니 그런 어려움을 겪는 것도 보이지만

반대로 업무 숙련도가 높은 직원들도 가끔은 업무의 특성에 맞게 일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여러 책에서 얘기하는 몰입의 상태로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일처리에 최적화되어 좋은 게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에

뭐든지 일만 오면 무조건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은 결국 스스로를 지치게 하여, 

이렇게 자신감으로 시작해 허탈감으로 끝난 무수한 팀원들을 나는 보았다. 


앞선 글에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30년 직장생활을 해야 하고 매년, 매일 전력투구 할 수 없다.

시간이 충분한대도 일처리 자체를 위한, 일을 위한 일을 수행하는 '조급함'은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허망하게 끝날 때, 기여를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권태로움'이나 '번아웃'으로 돌아온다. 기억하자. 

경험상 번아웃은 일을 가장 많이 할 때가 아니라 많이 하던 사람반대로 일이 안 풀릴 때 온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깨어있는 상태로 스마트하게 적당히 일하자는 것이다.

적당히라는 말은 대충이라는 느낌의 부정적으로 들리는 경우가 있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좋은 말이다.

적당히 
1 정도에 알맞게 2 엇비슷하게 요령이 있게.

우리는 실질적으로는 업무의 특성을 한번 잘 뜯어보고,

주변 환경과 그룹 또는 팀에서 돌아가는 상황만 잘 보면서,

적당히 알맞고 요령 있게 

가만 두어도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들을 찾아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깨어 있고, 스마트하다는 것일까?

예를 들면, 업무를 잘 수행하는 소프트스킬 중에 멀티태스킹 능력을 말할 수 있는데

아, 오해는 하지 말자. 사람은 컴퓨터처럼 멀티태스킹이라는 것을 할 수 없다. 

사람은 싱글코어이고 이를 시분할로 나눠 쓰는 것이지, 절대 4 코어 8 코어가 각각의 스레드를 돌릴 수 없다. 


사실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사람을 보면, 멀티태스킹처럼 느껴지도록 

집중과 해제, 몰입과 빠져나옴, 에너지와 휴식, 수렴과 발산 등의 전환이 빠른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오늘의 주제로 예를 들어보면,

업무를 인지하는 순간 이 업무의 특성을 봤을 때 

1) '나를 거쳐야만 진도가 나가는 일'이라면 다른 업무를 하고 있던 와중에도 업무를 먼저 수행한다.

이 것을 이미지화하면 부메랑과 비슷하다.

나에게 온 부메랑에 얼른 사인을 해가지고 던져야 업무가 돌아가고 다시 나에게 온다. 

그만큼 나에게는 시간을 벌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업무가 있다.


2) 업무 특성에 따라 산출물에도 강약중간약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25년 전략을 준비하는 연말에 24년 성과와 반성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공을 들일

필요가 없는데도, 숫자 하나 맞추겠다고 여러 날을 보내는 팀원이 있다. 

실제로 25년 전략보고 시에 24년 내용을 보고할라치면 이미 지나고 다 아는 얘기를 뭐 하려 하냐며

핀잔 듣고 얼른 25년 내용이나 보자는 피드백을 받는 게 슬프지만 직장이다. 

이보세요. 그건 그냥 템플릿이라고요. 핵심은 내년 전략이에요.


3) 다른 팀원 누군가도 동일한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라면 내가 다 끌어안을 필요가 없다.

미루자가 아니고 끌어 안지말자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내 차례는 생기기 마련이다.


4) 이번 미팅에서는 방어적인 자세로 벽을 세운 협력직원에게도 미팅 후 조금 시간을 주면

스스로가 그 벽을 부수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 

참 희한하게도 문제해결의 열쇠가 설득이 아니라 잠시 생각할 시간을 부여하는 것에 있기도 하다. 


5) 나에게 수명업무가 무수히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는 기다리겠지, 누군가는 실망하겠지, 누군가는 어떻게 생각하겠지 등

타인을 너무 의식하면 그 역시도 업무 특성보다는 단순 조급함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사실은 생각보다 타인도 나에게 대해 큰 기대나 관심이 없고, 

그들도 업무 부메랑을 던져서 시간을 번 것일 뿐일지 모른다.


위 다섯 가지 예를 든 것처럼 우리는 업무에 직면했을 때 

중요도, 시급성의 2차원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특성을 고려하여 

다차원 내에서 업무 리스트업을 할 수 있는

각자만의 업무 특성 분석 방식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때로는 그 업무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 나에게 휴식을 먼저 부여할 수 있는

그런 여유로움과 스마트함을 가져야 한다.



사진: UnsplashAndrew Dr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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