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맞고요.
'개인화'가 더욱 심화되는 요즘 시대에 누가 후배양성에 관심이나 있을까?
요즘 일머리는 사수에게 배우지 않고 온라인 사수에게 배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후배 양성이 곧 개인의 업무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것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강요하기는 더 어렵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함께 일하는 동료가 평가하는 Peer 평가, 다면 평가 등이
더욱 중요시된 것은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우리 회사의 평가자로서 한 가지 사례를 보면
겉으로 봤을 때 굉장히 업무리더가 잘하고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하지만 익명의 피어평가의 내용을 보면 가관이었다.
후배의 성과를 가로채고, 강약약강의 전형적인 모습인 데다, 문제는 책임을 떠넘기는 등
프로젝트 성과를 떠나서 최악의 업무리더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과연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도 그 업무리더에게 좋은 평가를 줄 수 있을까?
우리 회사만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는 직급에 따라 동일하게 평가를 받지 않게 되어있다.
수많은 평가의 항목 중에 주니어급은 역량강화 부분에 좀 더 포커스를 두는 경우가 있고,
시니어급은 리더의 역할, 후배의 양성도 포함되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양성보다는 귀감'이라 볼 수 있겠다.
직접 가르칠 의무는 없지만 협업 당사자로서 커뮤니케이션 스킬, 리더십,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문제해결력 등이 조직에서 바라봤을 때
시니어 디자이너의 성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오해는 하지 말자.
무작정 함께 일하는 후배들과 친해지기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어떤 팀원 두 명은 쿵작이 잘 맞아서 둘만 얘기하고, 조직은 안중에도 없으며
같은 불만을 가지고 뒷말만 무성히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후배와 친하기만 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폐쇄적이라는 부분에선 조직측면에서는 성과의 나락으로 가는 길이다.
후배들의 칭찬이 자자한 어느 리더는 업무에 대해 잘 수행하는 것도 있겠지만
후배들을 존중하고, 진심 어린 격려와 조언도 해주며,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어떠한 반대 의견이던 들어주고 토론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직장에서 진정한 일잘러는 낭중지추처럼 혼자 실력으로만 돋보이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도 리더의 역량이자 성과이고,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누구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 곧 실력이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넓혀 보면 비단 후배뿐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협업 동료, 선배, 외주 디자이너 인력, 해외 협업 인력 등 모두에게 인정받는 게
곧 평가자에게도 성과로 인정받는 길이다.
사진: Unsplash의Mimi Th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