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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Apr 24. 2023

마음먹은대로 살기

마음대로 vs. 마음먹은 대로

종종 우리는 마음대로와 마음먹은 대로를 혼용하여 사용한다.


약간의 치기를 붙여

내 마음대로 살 꺼야라고 말하는 것과

약간의 의지를 담아

내 마음먹은 대로 살리라고 말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공자의 생애를 표현한 단어 중에 종심從心이라는 것이 있다.

70세가 되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七十而從心所欲 칠십이종심소욕 不踰矩 불유구

  - 孔子(공자)/論語(논어) 爲政篇(위정편) -


반대로 이야기해 보면 공자가 아닌 내가 젊은 나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르면

법도를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자유분방하고 위험하다는 뜻이리라.


그리하여 우리는 마음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을 종착점으로 여기되

지금은 마음먹은 대로 살아야 한다.


말장난 같지만 그 두 가지 말은 엄연히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다.

마음대로 : 하고 싶은 대로

마음먹다 :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다.


도대체 마음을 누가, 왜 먹는 걸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나의 생각과 마음을 분리하였다는 것이다.

나의 존재 안에 마음과 생각 영역이 나누어져 있고,

마음을 먹는 존재는 바로 나의 생각이 아닐까 한다.


생각의 영역에서 본다면

떠오르는 대로,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 마음대로이고,

떠오른 것을 한번 더 곱씹고 시간과 상황에 맞는 것인지 두들겨보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이다.


마음을 먹었다는

마음대로 하기 전에 한번 두들겨본다는 의미다.

떠오른 생각을 감성과 이성, 욕망과 절제, 의지와 포기 등의 필터로 걸러보고 내보내는 과정이다.


마음은 자유분방하기 때문에 위험한 야생마와 같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이를 잘 다루고 조련하여 원하는 대로 뛰어갈 수 있게 경주마로 만드는 일은

오랜 시간 동안 학습과 경험이라는 자양분을 주어

생각의 필터들을 명확하게 구축한 결과이다.


30세의 이립, 40세의 불혹, 50세의 지천명, 60세의 이순

이후에야 종심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마음을 다스리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요즘과 같다면 30세에 이립 하는 게 정말 어렵겠지만..


70세의 공자는

생각의 필터들이 단단한 가치관과 신념으로 바뀌어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마음대로 하는 것이

나 스스로도 구분되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몸에 밴 상태가 아닐까

마치 마음 다루기의 달인이 눈을 감고도 그것을 다루는 것처럼


마음과 생각, 언동과 행동까지 자연스럽게 일치하고

그중 하나의 움직임이 아무리 커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나는 마음대로 살고 싶어서

오늘도 마음먹은 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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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Photo by Mohamed Nohass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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