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요리하는 시대: 맛의 표준을 설계하는 사람들

직무로 읽는 세상이야기 02화

by 박재영

로봇이 요리하는 시대: 맛의 표준을 설계하는 사람들


0. 신스타프리젠츠 CTO 포지션 이야기

“Everything that moves will be autonomous”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은 결국 스스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던진 이 문장은, 이제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우리 삶에서 가장 밀접하고 복잡한 공간인 ‘주방’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요리한다”는 문장은 여전히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신스타프리젠츠(이하 신스타)는 이 상상력을 단순한 아이디어에 가두지 않고, 비즈니스의 현실로 밀어붙이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명확합니다. 신스타의 본질은 로봇 제조가 아니라 경험의 산업을 재정의하는 것에 있습니다.


음식의 맛, 온도, 위생, 대기 시간. 그리고 어디서나 균일한 품질을 제공하는 신뢰. 신스타는 이 모든 것을 기술로 설계하려는 회사입니다.


1. 푸드테크로 시작했지만, 뿌리는 두 개의 산업에 있다

신스타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이 회사를 더 정확히 이해하려면, “푸드테크”라는 단어를 잠시 내려놓고 두 개의 전통 산업을 먼저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는 전통 푸드 산업, 다른 하나는 메카트로닉스 산업입니다.


신스타는 이 두 산업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전통 푸드 산업, 특히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산업의 구조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산업의 본질은 확장성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한 번 잘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백 개, 천 개의 매장에서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 산업은 오래전부터 몇 가지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첫째, 숙련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사람이 바뀌면 맛이 바뀌고, 매장이 늘어날수록 교육 비용과 관리 비용이 빠르게 커집니다.


둘째, 조리 공정이 사람의 감각에 기대어 있습니다. 불 조절, 타이밍, 손의 힘처럼 표준화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습니다.


셋째, 인건비와 인력 수급이 확장의 가장 큰 병목이 됩니다. 특히 글로벌 확장이나 24시간 운영 환경에서는 이 문제가 더 선명해집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산업은 오랫동안 “맛과 규모 사이에서 늘 타협해야 하는 산업”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메카트로닉스 산업, ‘반복과 안정’의 언어

반면 메카트로닉스 산업은 전통 푸드 산업과는 전혀 다른 언어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메카트로닉스는 단순한 공학 기술을 뜻하지 않습니다. 로봇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초 기술이자, 복잡한 공간을 하나의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설계하려는 사고방식에 가깝습니다.


이 산업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맛이나 감성보다 정확성, 반복성, 안정성입니다. 기계, 전자, 제어,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메카트로닉스 기술은 산업 로봇과 생산 설비의 기반을 이루며, 한 번 제대로 설계된 시스템은 같은 동작을 수천 번, 수만 번, 거의 오차 없이 반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강점은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습니다.


메카트로닉스는 전통적으로 변수가 많은 세계를 어려워해 왔기 때문입니다. 요리는 재료의 상태가 매번 다르고, 열과 습도, 위생과 안전, 세척과 유지보수가 동시에 맞물립니다. 공장보다 훨씬 복잡한 환경이죠. 그래서 오랫동안 메카트로닉스는 공장 안에 머물렀고, 주방은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2. 신스타프리젠츠가 서 있는 지점: 두 산업의 교차로

신스타는 이 오래된 경계를 정면으로 넘으려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하는 일은 단순히 “로봇을 만들어 요리를 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통 푸드 산업이 풀지 못했던 문제를 로봇시스템의 언어로 다시 정의하는 것입니다. 조리 공정을 분해하고, 사람의 감각을 데이터로 바꾸고, 기계가 반복할 수 있는 단위로 재설계합니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 산업이 오랫동안 원해왔던 것들이 가능해집니다.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일관된 맛,

확장할수록 안정성이 높아지는 구조,

주방 자체를 하나의 ‘설치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방식


그래서 신스타의 경쟁자는 전통적인 로봇 제조사만이 아닙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배달 플랫폼, 대형 급식 사업자, 그리고 무인 리테일 서비스까지‘주방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산업이 경쟁의 무대가 됩니다.


지금. 신스타프리젠츠의 현재 위치

현재 신스타는 두 산업의 접점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등을 중심으로 무인 트럭과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글로벌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푸드트럭은 기술을 증명하기 위한 테스트베드였고, 레스토랑과 B2B 자동화 주방은 본격적인 비즈니스 무대입니다.


이제 회사의 과제는 명확합니다. 로봇 자동화 기술을 ‘잘 작동하는 로봇’에서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사업이 되는 주방 시스템’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신스타는 더 이상 실험적인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아니라 두 산업 사이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회사가 됩니다.


3. 로봇 산업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한편, 로봇 산업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이 산업은 기술 그 자체보다 어디에서, 어떤 가치로 쓰이느냐에 따라 나뉘기도 합니다.


가장 아래에는 로봇을 구성하는 부품과 하드웨어를 만드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 위에는 로봇을 특정 목적에 맞게 조합하고 통합하는 시스템 통합(SI)의 영역이 있고,
그리고 가장 위에는 로봇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영역이 있습니다.


신스타는 이 세 번째 지점에 서 있습니다. 로봇을 ‘잘 만드는 것’보다, 로봇을 통해 요리라는 경험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에 더 가까운 회사입니다. 그래서 신스타는 로봇을 파는 회사라기보다, 로봇을 매개로 주방이라는 산업의 구조를 다시 쓰려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4. 푸드트럭에서 시작된 거대한 그림: 세 갈래로 뻗는 사업

신스타의 첫 무대는 푸드트럭이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실제로 달리는 트럭 안에서 로봇이 조리를 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 도착 직전에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도록 조리를 마칩니다. 이 모델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꽤 선명한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인건비와 인력난에서 자유로운 구조, 배달과 즉석조리를 하나로 묶는 혁신적인 오퍼레이션, 그리고 전 세계 어디든 복제 가능한 시스템.


푸드트럭은 이 거대한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일종의 '쇼케이스'였습니다. 이제 이들은 검증된 시스템을 들고, 푸드트럭 너머의 더 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세 갈래로 뻗는 사업

신스타의 사업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 갈래로 동시에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첫째,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탑재한 이동형 무인조리 플랫폼은 도시 어디서든 배달이든 픽업이든,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음식을 제공합니다.


둘째, 로봇 자동화를 전면에 내세운 자체 레스토랑 및 프랜차이즈 모델은 한식 BBQ처럼 공정이 복잡하고 숙련도가 필요한 메뉴를 로봇과 데이터로 표준화해 글로벌 확장을 노립니다.


셋째, 로봇 자동화 주방 솔루션의 B2B 판매 및 운영은 공항, 쇼핑몰, 대기업 사내식당, 배달 전문 매장까지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주방”을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고객이 됩니다.


우아한 형제들(배달의 민족 운영사)이 투자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배달 플랫폼의 다음 단계는 ‘주방’이고, 신스타는 그 핵심 기술을 이미 손에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5. CTO의 진짜 업무: ‘기술’을 ‘사업’으로 번역하는 리더십

이곳의 CTO는 단순히 로봇 팔을 설계하는 기술자가 아닙니다. 주방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확장 가능한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 설계자입니다. 기술은 이미 ‘가능함’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CTO의 일은 그 기술을 확장 가능한 구조로 바꾸는 것입니다. 로봇 한 대가 잘 돌아가는 것과 로봇 백 대가 동시에 돌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 까요. CTO는 자동 조리 로봇과 주방 시스템을 현장마다 다른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도록 표준화해야 하고, 동시에 대기업·프랜차이즈 고객이 요구하는 커스터마이징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드웨어, 기계, 전자, 펌웨어, 소프트웨어, 앱으로 나뉜 조직을 하나의 제품 조직으로 묶어야 합니다. 기술 로드맵을 그리되, 그 로드맵이 영업 전략과 생산 일정, 글로벌 확장 계획과 어긋나지 않게 맞추는 것. 이 회사에서 CTO는 늘 기술과 사업의 경계에 서게 됩니다.


6. JD 해부: 필수요건과 우대요건이 필요한 이유

Automated Mechanics 기반 자동화주방 시스템 설계 역량

단순한 기계 설계 능력을 뜻하지 않습니다. 조리는 열, 시간, 위생, 안전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공정이고, 주방은 기름과 수분, 온도 변화, 세척과 유지보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환경입니다. 즉 CTO는 조리 공정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기술조직 리더십과 사업 운영 경험

회사의 기술은 한 분야만 잘해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가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기술 결정이 원가와 납기, 유지보수 비용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까지를 이해 해야 기술이 사업의 병목이 되지 않습니다.


기업가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성장 의지

회사의 CTO는 ‘완벽한 기술’보다 ‘지금 팔 수 있는 기술’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자주 맞이합니다. 그 판단을 감당할 수 있어야 이 자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우대요건도 회사의 다음 단계를 보여줍니다. 영어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출장 대비가 아니라 글로벌 현장 대응 능력이고, 특허 경험은 기술 보호를 넘어 사업 방어 전략입니다. 스타트업 CTO 경험은 기준과 프로세스를 함께 만들어야 하는 조직의 특성과 맞닿아 있고, 조리공정과 F&B 산업 이해는 현장에서 문제를 줄여주는 결정적 역량입니다.


7. 로봇이 전통 산업을 재발명하는 시대

로봇 산업은 더 이상 공장 안의 기계 팔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현재, 로봇은 외식·헬스케어·물류·리테일처럼 우리 삶과 가까운 전통 산업의 구조를 실제로 바꾸고 있습니다. 주방의 복잡한 조리 공정이 로봇으로 표준화되고, 의료 현장과 물류 창고에서는 자율 로봇이 일상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기존 산업의 오래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있습니다. 이 환경에서 주목받는 기술 인재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술을 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끝까지 고민하는 사람이 더 빠르게 성장합니다.


전공이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기술을 배울 때마다 “이 기술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풀게 될까”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 것. 그 질문을 중심에 둔 커리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8. CTO라는 자리의 무게

신스타의 초대 CTO가 가능함을 만들어낸 사람이라면, 지금의 CTO는 그 가능함을 사업으로 견디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기술의 무게는 이제 ‘현장’에서 증명됩니다.


고객마다 다른 주방 구조, 국가마다 다른 위생·안전 규정, 대기업이 요구하는 품질과 납기, 프랜차이즈가 요구하는 표준화와 유지보수.


이 모든 복잡함 속에서 CTO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로봇은 잘 만듭니다”가 아니라 “이 시스템은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사업이 됩니다." 신스타프리젠츠 CTO 포지션은 기술 임원이 아니라, 회사의 다음 단계를 책임지는 설계자 자리입니다.


로봇이 요리하는 시대. 그 시대를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은, 결국 기술을 현실의 언어로 바꿀 수 있는 CTO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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