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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iday Oct 17. 2021

매일매일 먹는생각

먹고사는일- 도시락

아침에 깨면 제일 먼저 시계를 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하니 알람을 맞춰놓긴 하지만  매일 일어나는 시간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아침밥과 도시락 준비를 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면서

눈도 뜨지 못한 상태로  유령처럼 스르륵 흘러가 부엌 앞에 선다.


어두운 부엌에 불을 켬과 동시에 부엌에 들어가 해야 할 일들이 자동으로 쫘~악  줄을 선다.

도시락 거리를 어제 미리 준비해둔 경우도 있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아침에 정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때 줄을 잘 세워야 짧은 시간 동안 동선이 꼬이지 않고 신속하게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아침의 루틴은 거의 매일 비슷하다.


제일 먼저...




이렇게 정신없이 한바탕 부엌을 왔다 갔다 뛰어다니다 보면 두 사람의 아침과 점심이 준비된다.

남편이 먹을 아침 토스트와 커피, 점심 도시락.



큰딸을 위한 아침 (과일 한 개와 시리얼바)과 점심 도시락 샌드위치.

오늘은 국과 반찬이 미리 준비되어있어서 동선이 꼬이지 않고 빨리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미리 준비해 놓은 샐러드와 야채가  없어서 큰딸의 점심은 샌드위치만 들려 보냈다.

지금은 다른 도시에서 학교 다니는 엄청 입이 짧은 둘째가 없어서 2인분의 아침과 도시락만

준비하지만 둘째의 밴드 연습 스케줄까지 겹칠 때에는 하루에 도시락 4~5개에 3인분의 간단한

아침까지 준비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매일매일 습관처럼 싸는 도시락이지만  어느 날은 아침에 잠도 못 깨고 비몽사몽간에 도시락을

준비해도 그냥 물 흐르듯이 순식간에 3~4개의 도시락을 후딱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또 어느 날은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출근, 등교시간에 맞추지 못해 부실한 도시락을 들려 보낸 적도 많다.

그래서 전날에 미리 어느 정도는 준비해 두어야 마음이 놓이다 보니 잠들기 전 머릿속에는 늘 내일

도시락 준비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다.


내일은 뭘 먹을까... 뭘 먹일까...

매일매일 먹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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