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1일 발인
대전현충원을 처음 갔다
아빠가 국가유공자시라 대전현충원에 안장했다
영천호국원으로 할지 대전현충원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폼생폼사 울 아부지는 더 넓고 좋은 것을 선택하실 것 같아 대전으로 결정했다.
작은 항아리 안에 있는 아빠를 또 작은 납골당에 모셨다.
갑갑해 보였다.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같은 날 돌아가신 분이 다섯 분이나 안장돼 있었다.
잘 부탁드린다고 또 오지랖을 떨었다.
그리고 돌아섰다.
각자의 집으로.
오는 길도 슬프지 않았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생각보다 내 맘 둘 곳이 한 곳 생겼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
경기도로 시집와서 허구한 날 눈물이 흘렀지만 갈 곳 하나 없었는데
이제 갈 곳이 생겼다.
100km
아빠가 계신 곳이 내가 있는 곳에서 딱 100km다.
400km 가까운 친정은 갈 엄두도 안 났는데 이제 속상한 일이 생기면 펑펑 울 곳이 생겨서 좋았다.
그렇게 아주 먼 곳에 있는 아빠가 조금 가까이 계시게 되었다.
아빠 자주 올게
이서방이 속상하게 할 때마다 올게
낯설고 무서워도 주변 사람들이랑 인사 잘하고 있어
아빠랑 제일 안 친한 셋째가 제일 자주 올게
아빠가 진짜 어디 계신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