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침하다는 뜻

일곱 살 이예지 양

by 이승환

엄마 회사에서 펑펑 울었다고 들었다. 자주 울어서 그렇지 이유 없이 울지는 않기에 사연이 궁금했다. 사무실 한쪽에 얌전히 앉아 있는 너에게 엄마 회사 동료가 던진 말이 심기를 건드렸다고?


"여기 왜 이렇게 새침하게 앉아 있어?"


자음·모음 단위로 뜯어봐도 서러움을 일으킬 의도나 장치 하나 찾지 못했다. 어른들이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에게 보내는 그저 소박하고 다정한 관심 아닌가? 너는 한참 지나 엄마와 단둘이 남자 뒤늦은 울음을 터뜨리며 하소연했더구나.


"엄마, 아까 사무실에 그분 말이 너무 심했어."

"무슨 말?"

"그거 있잖아. 예쁜데 가만히 있는 거."

"새침하다?"


'새침하다'에 맞춰 울음이 더 커지자 엄마는 단번에 답을 맞힌 보람을 느낄 새도 없이 당황했다더라. 형용사 '새침하다'에 시치미·쌀쌀·냉정 같은 것 대신 '예쁘다'가 비집고 들어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았다. 이제부터 '새침하다'는 '예쁜데 가만히 있는 것'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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