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하늘만 본다

The tree only looks at the sky

by hesed by



나무는 하늘만 본다


태어나 눈떠 보니 담벼락 구석자리

온종일 햇살 한 움큼 감질나게 뿌려지지만

나무는 하늘만 바라본다


태어나 눈떠 보니 너른 동산자리

양지바른 햇살 욕심내 먹을 수 있지만

나무는 자기 위 하늘만 바라본다


연한 잎 돋아주는 햇살, 때론 감질나고 때론 과분하지만

나무는 이러나저러나 매일매일의 소명

하늘만 바라본다



나무는 물만 먹어댄다


태어나 눈떠 보니 메마른 광야자리

온종일 물 한 방울 감질나게 혀를 적시지만

나무는 물만 먹어댄다


태어나 눈떠 보니 너른 시내 가장자리

댄 뿌리에 차고 넘쳐 욕심껏 적셔대지만

나무는 제 양의 물만 먹어댄다


마른 혀 적시는 물, 때론 아쉽고 때론 넘쳐나지만

나무는 이러나저러나 매일매일의 소명

물만 먹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