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선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별을 보는 방법이다. 가장 큰 희망은 가장 큰 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나를 구원한 아름다운 말들이 대개 어둠 속에서 탄생했다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비밀은 모두 어둠 속에 있었다. (백영옥, '안녕, 나의 빨강 머리 앤' 중)
살면서,
무슨 큰일이 벌어졌거나, 누군가 아주 떠나갔다고 해서 삶이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은 'END'가 아니라 'AND'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지나간 일은 아무리 아쉬워해도 다시 돌릴 수 없고, 떠나간 이는 아무리 그리워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떠나지 않은 사람에게 더 잘할 필요가 있다. 끝(END)은 희망의 추가(AND)를 의미하는 거니까. 절망이 아니라 희망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END AND END,
즉 끝이 왔다는 것은 새로운 끝이 올 때까지 한참의 시간이 내게 주어졌다는 말이다. 어쩌면 출발은 시작이 아니라 끝이고, 도달은 끝이 아니라 시작인지 모른다. 진짜 시작은 출발점이 아니라 결승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생은 쉼표가 아니라 수많은 마침표를 찍으며 출발하는 것임을.
그래,
어둠의 끝은 어둠이 아니고, 밝음의 끝도 밝음이 아닌 것이다. 밝았다 어두웠다를 반복한다고 믿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밝아지는 것이 아니라 덜 어두워지는 것이고. 누가 조도 조절기를 만지작거려 우리의 삶에 어둠의 그러데이션이 나타나는 것뿐. 끝이 끝이 아님을 알고 나자, 삶을 부둥켜안은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더 잘 살아야겠다. 더 잘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