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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Nov 14. 2022

EP.17  강백호의 등번호 10번

등번호는 능력, 서열을 나타낸다.

연말은 인사이동이 참 많다.

인사발령이 나면 총무팀에서는 바뀐 조직에 맞춰 열심히 책상 배치를 조정한다.



에피소드 17 : 강백호의 등번호 10번


고교 농구는 선수마다 정해진 등번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포지션, 서열(학년), 능력에 따라 등번호가 정해진다.(요즘도 그런가?...;;;)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초짜 강백호는 10번 등번호를 받고 나타난다. 친구들은 서태웅보다도 앞번호에 놀란다.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사실 강백호의 10번의 진실은.

채치수는 3학년에 주장이라서 주장 번호인 4번을...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2학년 이달재와 신오일은 스타팅멤버와 함께 6번, 8번 유니폼을 받고 감격하고 하염없이 유니폼을 바라본다.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다음은 3학년 준호 선배 등번호는 5번...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실력이 뛰어난 서태웅은 스타팅멤버뿐만 아니라 등번호 10번을 받는다.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하지만 주제도 모르고 스타팅을 원했던 강백호는 스타팅 멤버는 고사하고 15번 유니폼이 소진돼... 채치수는 테이프로 러닝셔츠에 번호를 붙여준다.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테이프 등번호의 굴욕을 느낀 강백호는 횡포를 부린다.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안감독은 이러한 강백호를 현혹시키기 위해 비밀병기라는 거짓말을 하고... 강백호는 자신의 실력이 있다고 착각하며 좋은 등번호를 차지하려고 한다.


슬램덩크 3권_by Takehiko Inoue

강백호의 생떼에... 준호 선배는 서태웅에게 등번호 10번을 양보하라고 말하며... 테이프 등번호는 1학년 친구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강백호는 실력을 나타내는 등번호 10번에 뿌듯함을 느끼고 친구들은 그의 등번호에 놀라게 된다.


등번호는 그만큼 운동선수에겐 실력과 포지션을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다.


필자는 슬램덩크의 이 부분을 읽으며 직장인의 등번호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았다.

연차, 직위, 직함, 연봉 등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러한 부분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보단 책상의 위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다소 비약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회사는 팀장을 중심으로 서열이 낮을수록 통로에 팀장에서 가장 멀리 앉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일반적 규칙을 어긋나 고참이 통로 쪽에 앉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필자가 이전 직장에서 중요도가 높은 TF에서 근무를 할 때였다. 기존팀이 있었지만 TF에 발령을 받아 업무를 하고 있을 때, 보고와 결제라인에 속해있지 않은 기존팀 팀장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넌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는 거야?"

'응? 머지... 사회생활?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야! 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사회생활?...'

(당시 필자가 맡은 프로젝트는 회사에서는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 다리라도 걸치고 싶어 했고 기존 팀장 또한 어떻게든 다리를 걸고 싶었던 것이다...)


그 이후 TF에서의 입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당선시킨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팀에 원대 복귀했을 때 필자는 가장 막내석에 앉으라는 팀장의 지시와 함께 근무를 시작하였다. (일이 아닌 사회생활을 못해서...)


그 일 이후 필자는 현재의 회사로 옮기게 되었는데, 여기서는 필자가 아닌 2년 선배가 팀장에게 신뢰를 못 받고 있었다.


그래서 팀장은 프로젝트에 따른 코웍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팀을 그룹핑해 자리를 배치하고 혼자 업무를 맡지 못한 그 선배는 이전의 필자처럼 막내가 앉는 통로석에서 일을 하였다.


회사는 공평한 것 같지만 공평하지 않다. 회사의 룰은 있지만 해당팀의 룰은 리더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그 속에서 비밀병기라는 안감독의 말처럼 어떠한 당위성을 내세워 아니면 직위를 이용해 어떻게든 등번호(책상의 위치)를 본인의 맘대로 휘두르게 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여건에 따라 리더의 사적 의견이 아닌 공적인 룰에 따라 책상의 배치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20여 년간의 경험에 빗대어 보면 그러한 공적인 룰의 배치나 서열에 따른 배치나 결과에는 큰 상관은 없다. 등번호에 따라 이달재처럼 감격하며 더 열심히 일하거나 강백호처럼 분노를 느끼거나 뿐인 거 같다. 자율 배치 오픈 스페이스의 개념이 아닌 일반적 배치라면 그냥 서열순으로 하자... 그러면 최소한 상처받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한줄요약.


"농구에서 등번호는 선수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별거 아닌 등번호일 수 있지만 그 번호를 어떻게 선수에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경기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게 된다. 감독이라면 이러한 등번호의 부여를 적절히 해야 한다. 안감독처럼..., 아니 준호 선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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