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운전을 어떻게 그렇게 해?

사진 : 아들이 만든 레고

by 해피연두

결혼 전 저는 운전면허가 없었습니다.

겁이 많은 성격인 데다 혹여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되어 운전대를 쳐다보지도 못했습니다.

운전이라는 게 나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내가 앞으로 보고 열심히 잘 가고 있어도 옆차가, 앞차가, 뒤차가 갑자기 덤벼든다면??

하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었나 봅니다.


그런 저와 다르게 남편은 결혼 전 이미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면허를 따자마자 차를 사고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

연애시절 남편과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운전의 편리함과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면허를 딸 생각은 없었습니다. 절대!! 네버!!


오직!! 저만의 기사가 되어주는 남편 때문이었죠

어디를 가든 싫은 내색 없이 태워다 주고 태워오는 모습에 감동해서일까요?

아니면 후진을 할 때 보이는 멋진 옆모습에 반해서 일까요?

(둘 다인가?? 둘 다 아닌가???^^)

그렇게 일 년여의 연애를 마치고 결혼 후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예전의 저에게 [운전=무서움]이었지만, 아이가 셋이다 보니 무서움보다 불편함이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고만고만한 유치원생 아이들 둘의 손을 잡고 아기띠에 막내를 데리고서 버스를 타면 그 불편함이 말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자리가 넉넉하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고 모두 서있어야 할 때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아기가 있어서 균형잡기도 힘든데 첫째, 둘째 아이들까지 챙기려니 등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 그렇게 버스로 이동을 경험해보고 난 뒤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하고 있는 제모습이 보였습니다.


무서움을 꾹 참고 면허를 따고 시간이 흘러 벌써 1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직접 해보니 알겠더라고요. 운전이 얼마나 힘든 건지.


아직도 운전을 해서 이동하기 전에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주차는 어디에 해야 하는지 한 번쯤은 머리에 그려봅니다. 초행길이라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여러 번 찾아보고, 혹시 길을 잘 못 들었을 때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나름 공부를 하고 출발합니다.


운전대를 잡으면 시선은 앞으로 집중하고, 온몸은 긴장합니다.

양손은 운전대에, 허리는 쭉 펴고, 발은 브레이크 위에, 이리도 불편한 자세로 몇 시간씩 운전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동안 남편이 해준 것들이 꽤 고마웠습니다.


더 고마운 건 그동안 남편은 사고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입니다.

결혼 후 남편 앞으로 신호위반, 과속단속 위반, 주차위반 안내문, 소위 딱지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이런 위반 통지서들을 받았을 때 내야 할 벌금이 무척 아깝다고 하더라고요.

안내도 될 공돈(?)이 나가니 속이 쓰린다고 하는데 다행히 저는 속 쓰릴 일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함께 이동할 일이 있으면 자동차키는 제가 아닌 남편손에 있습니다.

가끔은 제가 할 거라고, 저도 잘할 수 있다고,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면서, 박박 우겨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자동차키는 항상 남편이 가져갑니다. 아마도 운전 경력 10년 차의 저를 믿을 수가 없나 봅니다.

그냥 본인이 하는 게 편하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나도 우리 가족도 잘 부탁해 남편!"









keyword
이전 02화자기야, 어떻게 그렇게 이야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