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중입니다
어릴 적 읽었던 명작동화들의 결말은 항상 비슷했다
"왕자와 만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릴 때의 나는 이런 동화를 읽고 나면 동화 속 여자 주인공이 나중에 할머니가 될 때까지 마냥 즐겁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힘든 역경을 헤치고 마침내 왕자님과 결혼이라니~그렇다면 내 왕자님은 어디 있을까?'
하!하!하! 이건 정말 책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뿐이라는 걸.. 왕자님과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슬프게도 그러면서 나의 순수함도 사라져 간 거겠지..
이런 나에게 또 다른 헛된 꿈을 심어준 것이 바로 웹소설이다.
웹소설의 여러 다양한 장르 중에서도 내가 열광하는 로맨스 그리고 로맨스 판타지 장르.
잘생긴이라고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젊고 유능하고, 키 크고 똘똘하고 능력 있는,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인물인 남자 주인공(하지만 성격적인 결함이나 어린시절의 아픈기억은 꼭 가지고 있다)과 무언가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들.
그들이 얽히고설키고 미워하고 서로를 싫어하지만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고 외전에서는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다른 어른들의 동화인 웹소설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주인공이 힘들어하는 날엔 나도 함께 속상하고, 남자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직진하는 모습을 보면 나 혼자 설레어하면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 나이먹고 주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과다르게 서로를 오해하고, 갈등이 쌓이고,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애틋해서 혼자 괜시리 가슴 찡함을 느끼기도 했다.
웹소설을 자주 읽으면서 작가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가끔은 댓글에 '작가님은 다음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 좋겠어요'라는 댓글이 보이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작가가 부러웠다. '마음대로 웹소설의 내용을 움직일 수 있고, 다음에 어떻게 전개되는지까지 이미 알고 있으니 현재 독자들의 반응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지만 나도 그동안 읽은 내공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조심스레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다. 물론 한 장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어야 했다. 머릿속의 내용을 글로 옮기는 것은 힘들었다. 글로 내용을 하나하나 적으면서 오글거리는 손을 감추지 못하고, 몇 개의 글을 시작하다가 그렇게 그만두었다.
막연히 써보겠다는 것을 실천에 옮겨보고자 너튜브와 책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오호~ 이거 괜찮은데...작가라는 멋진 직함과 함께 대박난다면 경제적인 여유까지..'시작도 해보기전에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고 시작했나보다.
그림출처-네이버 [반드시 해피엔딩]-내가 좋아했던 웹소설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