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쯤인가?
가끔 보는 숏폼이나 인스타 같은 sns에 재미있는 영상이 보였다.
귀엽고 깜찍한 목소리의 여자아이가 부른 노래에 사람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노래가사도 신선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꽤 재미있었다.
"그럼 제가 선배맘에 탕탕 후루후루 탕탕 후루루루루~~~ "
재미있는 가사와 목소리, 그리고 중독성 있는 율동까지 더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챌린지를 하고 있었다.
유명연예인부터 일반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며 챌린지를 하고 있었고, 나도 자연스레 접하게 된 것이었다.
노래 속에 나오는 마라탕과 탕후루~
유행이란 참 대단한 것 같다.
그 유행의 흐름을 타고서 주변 빈 상가에 마라탕가게와 탕후루가게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옆동네인 시내에 가보면 더 많은 가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나가면서 가게들을 볼 때마다 호기심이 생겼다.
'맛이 어떨까??? 한번 먹어볼까??'
궁금증이 생겼지만 늘 먹던 익숙한 맛이 아닌 새로운 맛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괜찮을까? 내가 먹던 음식 중에서 뭐랑 비슷할까?'
'탕후루는 내가 아는 과일에 설탕을 입힌 것이니 달달, 상큼하지 않을까?'
'마라탕은 비주얼로 보았을 때 짬뽕과 비슷하지 않을까'
평소 그리 대범한 성격이 아니어서 인지 음식을 고를 때도 이런 소심함이 나오고 있었다.
궁금은 하지만 쉽게 손댈 수 없는..
배달 한번 시켜보자 생각은 해보았지만, 선뜻 고르기가 어려웠다.
괜스레 시켜두고 먹지 않고 버린다면 그건 돈이 아까운 것에서 끝이 아니었다. 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버려지는 음식에게도 미안한 것이다.
일단은 다른 사람들의 후기가 궁금해서 요기조기 찾아보기도 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음식들==> 아! 느끼할 것 같아!
*마라의 뜻이 맵다는 뜻==> 아! 매운 건 잘 못 먹는데!
*향신료가 들어감==>아! 향이 진하게 들어간 음식은 싫어!
찾아볼수록 손대기 어려워졌다.
*과일에 설탕을 묻힘==> 헉! 내 당수치 올라가는 거 아니야?
*표면이 단단함==> 헉! 내 이는 괜찮으려나?
*먹고 나면 남는 꼬치==>헉! 주의가 필요하지 않나?
이 음식들 나랑 거리가 먼 것 같은데~~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보통은 아이가 카드를 사용하면 사용내역이 나에게 문자로 오도록 지정되어 있다.
카드에 찍힌 내역은 마라탕가게!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인데, 다른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니 아이도 함께 갔나 보다.
"오! 나보다 더 용감한걸!! 하하하"
친구를 만나고 온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맛이 어땠는지...
아이는 그냥 그렇다고 하면서 그래도 먹을만했다고 이야기한다.
"오! 그래, 호기심이 또 생기는데!"
그 뒤로도 둘째 아이는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을 때 마라탕집을 종종 이용했다. 하지만 마라탕을 먹는 건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만 이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냐고 물었을 때, 마라탕이라고 대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큰아이도 친구들을 만났을 때 탕후루를 사 먹어보았다고 이야기한다.
"어때? 맛있어? 괜찮아?"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별로야. 너무 딱딱하고 맛없어! 다신 안 먹어!"
그렇게 결론이 났다. 그 이후 지나가는 가게의 간판을 보아도 호기심보다는 심드렁해졌다. 아이들에게 '사줄까?'라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다들 '별로'라는 이야기에 아직 한 번도 내 돈 주고 마라탕과 탕후루를 사보지 않았다. 누가 사준다고 해도 그리 반길 것 같지는 않다.
마라탕 이외에도 요즘은 마라가 들어간 음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과자에도 마라맛 과자가!!!
+치킨에도 마라맛 치킨이!!!
+떡볶이에도 마라맛 떡볶이가!!!
+라면에도 마라맛 라면이!!!
우와!! 마라탕에서 시작된 마라가 대유행이구나!!
다시 한번 호기심을 자극하네~!!!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중국마라탕의 본연의 맛에서 조금은 한국적인 맛으로 바뀌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춘 맛있는 마라탕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오호~~ 그렇단 말이지~~"
브런치를 쓰면서 작은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마라탕은 어떤 맛인지....
"음... 근데 그거 기름이 둥둥 떠있고 향신료 냄새도 나고 그래! 맵기도 하고, 짬뽕과는 완전 달라"
'그래그래~~ 아니구나~~ 괜한 호기심이었어'
유행은 유행일 뿐~
*****모든 음식은 호불호가 있다.
그동안은 내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음식들에 대해서 적어보았는데 오늘은 내가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적어보았다. 내가 먹지 않았다고 그 음식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다는 건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입맛은 다른 거고 취향의 차이가 있다. 그건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요즘 한창 유행이지만, 입이 짧고, 소심한 '나'는 아직 엄두가 나지 않을 뿐이다. 어쩌면 우연히 한번 먹어보고 푹 빠지게 될지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용기가 없다. 그냥 이렇게 글로써 맛을 상상해 볼 뿐이다.
마라탕과 탕후루를 좋아하는 분들은 취향에 맞게 마음껏 즐기기를~!
<<챗 gpt에게 귀여운 중국소녀 일러스트를 그려줘~했더니 나왔던 이미지..챗 gpt 은근 재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