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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비켜간 입맛 이야기

by 해피연두 Mar 14. 2025

작년쯤인가?

가끔 보는 숏폼이나 인스타 같은 sns에 재미있는 영상이 보였다.

귀엽고 깜찍한 목소리의 여자아이가 부른 노래에 사람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노래가사도 신선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꽤 재미있었다.

"그럼 제가 선배맘에 탕탕 후루후루 탕탕 후루루루루~~~ "

재미있는 가사와 목소리, 그리고 중독성 있는 율동까지 더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챌린지를 하고 있었다.

유명연예인부터 일반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며 챌린지를 하고 있었고, 나도 자연스레 접하게 된 것이었다.


노래 속에 나오는 마라탕과 탕후루~

유행이란 참 대단한 것 같다.

그 유행의 흐름을 타고서 주변 빈 상가에 마라탕가게와 탕후루가게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옆동네인 시내에 가보면 더 많은 가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나가면서 가게들을 볼 때마다 호기심이 생겼다.

'맛이 어떨까??? 한번 먹어볼까??'

궁금증이 생겼지만 늘 먹던 익숙한 맛이 아닌 새로운 맛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괜찮을까? 내가 먹던 음식 중에서 뭐랑 비슷할까?'

'탕후루는 내가 아는 과일에 설탕을 입힌 것이니 달달, 상큼하지 않을까?'

'마라탕은 비주얼로 보았을 때 짬뽕과 비슷하지 않을까'


평소 그리 대범한 성격이 아니어서 인지 음식을 고를 때도 이런 소심함이 나오고 있었다. 

궁금은 하지만 쉽게 손댈 수 없는..

배달 한번 시켜보자 생각은 해보았지만, 선뜻 고르기가 어려웠다.

괜스레 시켜두고 먹지 않고 버린다면 그건 돈이 아까운 것에서 끝이 아니었다. 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버려지는 음식에게도 미안한 것이다.

일단은 다른 사람들의 후기가 궁금해서 요기조기 찾아보기도 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음식들==> 아! 느끼할 것 같아!

*마라의 뜻이 맵다는 뜻==> 아! 매운 건 잘 못 먹는데!

*향신료가 들어감==>아! 향이 진하게 들어간 음식은 싫어!


찾아볼수록 손대기 어려워졌다.


*과일에 설탕을 묻힘==> 헉! 내 당수치 올라가는 거 아니야?

*표면이 단단함==> 헉! 내 이는 괜찮으려나?

*먹고 나면 남는 꼬치==>헉! 주의가 필요하지 않나?

이 음식들 나랑 거리가 먼 것 같은데~~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보통은 아이가 카드를 사용하면 사용내역이 나에게 문자로 오도록 지정되어 있다.

카드에 찍힌 내역은 마라탕가게!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인데, 다른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니 아이도 함께 갔나 보다.

"오! 나보다 더 용감한걸!! 하하하"


친구를 만나고 온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맛이 어땠는지...

아이는 그냥 그렇다고 하면서 그래도 먹을만했다고 이야기한다.

"오! 그래, 호기심이 또 생기는데!"

 그 뒤로도 둘째 아이는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을 때 마라탕집을 종종 이용했다. 하지만 마라탕을 먹는 건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만 이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냐고 물었을 때, 마라탕이라고 대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큰아이도 친구들을 만났을 때 탕후루를 사 먹어보았다고 이야기한다.

"어때? 맛있어? 괜찮아?"

아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별로야. 너무 딱딱하고 맛없어! 다신 안 먹어!"


그렇게 결론이 났다. 그 이후 지나가는 가게의 간판을 보아도 호기심보다는 심드렁해졌다. 아이들에게 '사줄까?'라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다들 '별로'라는 이야기에 아직 한 번도 내 돈 주고 마라탕과 탕후루를 사보지 않았다. 누가 사준다고 해도 그리 반길 것 같지는 않다. 


마라탕 이외에도 요즘은 마라가 들어간 음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과자에도 마라맛 과자가!!! 

+치킨에도 마라맛 치킨이!!! 

+떡볶이에도 마라맛 떡볶이가!!! 

+라면에도 마라맛 라면이!!!

우와!! 마라탕에서 시작된 마라가 대유행이구나!! 

다시 한번 호기심을 자극하네~!!!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중국마라탕의 본연의 맛에서 조금은 한국적인 맛으로 바뀌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춘 맛있는 마라탕으로 변신했다고 한다. 

"오호~~ 그렇단 말이지~~"


브런치를 쓰면서 작은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마라탕은 어떤 맛인지....

"음... 근데 그거 기름이 둥둥 떠있고 향신료 냄새도 나고 그래! 맵기도 하고, 짬뽕과는 완전 달라"


'그래그래~~ 아니구나~~ 괜한 호기심이었어'

유행은 유행일 뿐~


*****모든 음식은 호불호가 있다. 

그동안은 내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음식들에 대해서 적어보았는데 오늘은 내가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적어보았다. 내가 먹지 않았다고 그 음식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다는 건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입맛은 다른 거고 취향의 차이가 있다. 그건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요즘 한창 유행이지만, 입이 짧고, 소심한 '나'는 아직 엄두가 나지 않을 뿐이다. 어쩌면 우연히 한번 먹어보고 푹 빠지게 될지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용기가 없다. 그냥 이렇게 글로써 맛을 상상해 볼 뿐이다.

마라탕과 탕후루를 좋아하는 분들은 취향에 맞게 마음껏 즐기기를~! 

<<챗 gpt에게 귀여운 중국소녀 일러스트를 그려줘~했더니 나왔던 이미지..챗 gpt 은근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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