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응원해 : )
동네 할머니가 아이들 하원 시키는 나를 보시며
"남편이 돈을 잘 버는가 보다. 애 넷 키우면서 집에서 놀고. 우리 딸은 아들 하난데도 회사 다니는데." 라며 무심코 내뱉고 가신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나 집에서 노는 사람 아닌데....."
아이를 낳고 10년 동안 나를 돌 볼 여유가 없었다.
21개월 터울로 세 번의 출산을 하고 네 명의 아이를 온전히 전담 육아를 하는 10년이었기에 나 자신을 들여다볼 생각을 못했다.
솔직히 일과 육아 사이를 고민할 만큼 사회생활에서 아까운 경력도 없고 어디 가서 우스갯소리처럼 돈 많이 못 벌면 아이 넷을 타인의 손에 맡기며 일 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내 인생의 봄날을 살 준비를 한다.
국어사전에서 봄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계절상 봄을 나타내는 말, 인생의 한창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희망찬 앞날이나 행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봄에 태어나기도 했고 따스한 계절이라 원래 봄을 좋아하긴 했지만 알고 보니 국어사전에 있는 뜻풀이가 좋아서 더욱이 봄이 좋아졌다.
육아를 하는 10년이라는 세월이 내 인생에서 지워진 게 아니라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도 함께 자랐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는 육아가 경력이 될 수 없지만, 나는 이 시간을 살아 내면서 성장했고 그 거름으로 내 인생의 새로운 봄날을 꿈꾼다.
본캐는 딸 넷맘이지만 부캐로 작가의 삶을 선택했다.
아직도 작가라는 말이 부끄럽지만, 나를 위해서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련다.
글을 쓰면서 제일 좋은 건,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를 좀 더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것이 좋다.
나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야 나도 돌보고 아낀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족들도 챙길 수가 있다. 결국 가정이 화목해진다.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어여쁜 꽃을 피워낸 봄꽃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매년 그 자리에서 꽃을 피워낸다.
한 잎, 한 잎들이 모여서 한 송이가 되고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서 꽃밭을 이룬다.
서로 다른 꽃들은 각자만의 시간을 묵묵히 이겨내고 그들만의 봄날을 산다. 따스하고 아름다우며 향기롭게, 그 시간들을 누린다.
나도 이제 내 봄날을 살아보련다.
나만의 색깔과 나만의 향기로. 아름답게 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