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시간 활용법

by 워크코드랩

어느 날 직장 상사와 밥 먹는 자리였어요.

“넌 언제 쉬니? 쉴 시간이 있어야 할 텐데. 엄마가 중요해.”

평소에 업무 상 챌린지를 많이 하는 상사인데, 갑자기 사람으로 훅 다가오지 뭐예요?


때마침 그때는 제 자신을 잃고 있던 시점이라 약간의 번아웃이 온 시기였는데, 사람의 변화는 한순간에 일어나더라고요. 회사에서 업무로 인정받는 분이었는데 아래 직원의 상황도 걱정해 주는 걸 보며 ‘일도 잘하는데 인간미도 있구나’ 싶었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졌죠. 다시금 어떤 존재가 되고 싶다고 자각하며, 제 자신 스스로에 대한 감정이 밑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오는 게 느껴졌어요.


워킹맘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퇴근 후 어떻게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는지 검색하고 고민했죠. 제 삶을 디자인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을 재단하겠다는 다짐을 했죠. 도서관에서 시간 관리, 워킹맘 키워드로 검색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빌려 아이가 잠든 이후에는 항상 책을 읽었어요.

처음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은 ‘꿈꾸는 엄마의 미라클 모닝’이었어요.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이 ‘SNS 어플 삭제’였습니다. 전 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의 일상을 바라보는 게 힘들었어요.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시댁에서 선물로 차고, 주말이면 쇼핑을 다니는 일상.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모든 집이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모두 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건 남의 인생이고, 그 모습은 제가 받아들일 대상이 아니라 그냥 ‘다름’으로 지나쳤어야 하는 건데. 제 자신이 바르게 서있지 않다 보니 그런 사진 한 장, 한 장에 제 하루가 무너졌어요. SNS를 삭제한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는데, 막상 삭제해 보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핸드폰을 켜면 무심코 클릭하던 그 앱들이 없자 핸드폰을 보는 목적이 달라졌어요. 조금 더 제 의지에 맞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그 당시 회사에 복직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새로운 팀장님과 팀에 적응하는데 정신적으로 많은 부분을 소모해야 했어요. 집에 돌아와서 아이를 대하는데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죠. 매일 지쳐있었고 말 한마디 하기 싫을 정도였어요. 그 과정에서 ’ 저녁 루틴의 힘’, ‘일단 21일만 운동해 보기로 했습니다.’이란 책을 읽으며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저녁 루틴의 힘에서는 진행한 업무 내용을 시간단위로 기재하면서 어떤 일을 몇 시에 진행하는 게 효율적인지 찾아보라고 했어요. 제 경우는 아침에 회사 출근 준비 중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 그리고, 출근 후 아이스라떼를 마시며 9시 반부터 업무에 착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더라고요. 메신저에 대한 대답은 11시 정도에 일괄 진행하고요. 이렇게 하면 그날 하루 업무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어 좋았어요. 밤에 혼자 깨어있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그때에는 주로 그날의 감정, 기분을 정리하는 간단한 메모를 끄적인다거나 책을 읽는 게 잘 맞았죠.

’일단 21일만 운동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는 과정에서 보고 대여한 책이에요. 꼭 운동이라기 보단 스스로 습관 만들기가 필요하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생각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21일간의 플랜을 세워주는데, 운동의 단계가 점진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1 > 2 > 3> 4> 3>5 이런 식의 강도도 조절되며 플래닝 되어있어요. ‘매일 어제보다 조금 더 하면 언젠가는 지친다’는 접근이 아주 좋았어요. 이 책으로 정말 운동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이 책에서 좋았던 건, 흥미로운 배경을 가진 저자의 필력과 강도 강 중 약을 적절히 사용해야 꾸준히 간다는 발견이었어요.

하루의 시간을 재단하고 타이트하게 관리하던 중에 우연히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어요. 짤막한 에피소드들로 이뤄져 있어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어요. 처음부터 봐야 하는 책이 아니라 원하는 페이지 펴서 거기부터 읽으면 되는 책이죠. 식물은 오랜 기간 정성을 들이며 함께 호흡해 성장하는 존재죠. 정적으로 들여다봐야 해요. 책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책에서는 나 자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적당한 자극을 제공하고 있어 특정 페이지에서는 생각이 싶어지기도 했어요.


오늘도 워킹맘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퇴근하고 집에 와 아이 밥을 챙기고 저도 밥을 먹어야 하는데, 빨래도 해야 하네요. 와중에 남편은 야근으로 늦는다 하니, 제가 할 일이 많은 하루예요. 그래도 제 자신을 위해 시간을 사용해 보려 아이 밥 먹고 색칠하는 사이 이렇게 워킹맘의 시간에 대해 적어보네요.

나 자신으로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힘든 분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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