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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Dec 29. 2022

기자 그리고 리포터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글로 쓰는 걸 더 좋아해요

면접에서 또는 새로운 동료를 만나 자기소개를 시작할 때 이따금씩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저의 첫 사회생활은 기자로 시작했고요."


대학생 때 교내 홍보팀에서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당시 교내 학생기자는 저 한 명이었고요. 그래서 유일하게 교직원처럼 인트라넷 접근 권한을 가질 수 있었죠.

(이후에 팀을 이룰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팀장님은 신문사 기자 출신이었는데 저는 기사를 업로드하기 전 초고를 항상 팀장님께 수정받았습니다.

프린터로 출력해 가면 팀장님은 망설임 없이 빨간 수성펜으로 죽죽 그어 뭘 빼야 할지 무슨 내용을 더 넣어야 할지 꼼꼼히 확인하셨어요. 한두 페이지의 글은 50초 만에 수정해 주셨죠.(수정본은 다시 가져가 컨펌까지 받아야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더 이전의 얘기를 꺼내자면,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근데 몇 번의 공모전 낙방에 피보팅을 했어요. (끈기가 없다기보다 빠른 대처능력이었다고 하고 싶어요)

상상력이 문제라면 그냥 글을 쓰자.


그래서 기자로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교내에서 대외활동으로,

아르바이트로 신문사와 기관 산하 재단에서 스카우트되어 프리랜서로 근무도 했네요.

보통은 홍보성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기사는 교내 헌혈의 집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피를 뽑는 르포 기사입니다.)


그러다 홍보팀 내 저랑 유독 친했던(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사진영상파트 샘이 교내 홍보영상을 촬영해 보자! 고 하시더라고요?

아무튼 그렇게 기자도 하고 리포터도 했습니다.

타 학과 교수님들과 인터뷰를 주로 했어요.

특유의 사투리가 있는데, 생각해보니 이때 고치려고 연습을 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나중에는 교내 홍보대사도 했네요.

캠퍼스투어가 없던 시절이었는데 학우들과 함께 교직원들을 찾아가 교내 곳곳의 히스토리를 수집해 글로 가공하고 동선을 기획해 투어 오는 중고등학생들을 이끌었습니다.


처음 리더를 해봤는데요.

압박감이 컸던 것 같아요. 그때만 해도 리더는 모든 걸 잘해야 하고 모든 걸 통솔해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쉽지 않았고 취업을 앞두고 또는 시험기간에 학우들과 시간을 맞추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어요.






이 시기에 신문사 대학생 기자도 함께 했는데,

워낙 큰 신문사라 제가 주도하진 않고 인턴 선배들을 따라다니면서 인터뷰 현장을 간다거나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평생 출입은 없을 것 같은,

저랑은 무관한 업계의 대기업 현장을 가서 르포형태로 담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이제 오래된 추억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이때 신문사 차장님이 꽤나 무서운 분이었는데 첫 만남에 이런 말을 하셨어요.

"XX 씨는 중간에 어, 음, 아, 이런 말은 하지 마요. 안 그래도 대학생인데 더 아마추어 같아 보여."

"모든 상황은 30초, 1분 내외로 브리핑할 줄 알아야 돼. 내가 언제 전화를 걸어도 그 상황을 요약할 줄 아는 연습을 해."

아직도 쉽진 않지만 덕분에 여전히 노력하고 있어요. 차장님.



지나고 나면 모든 경험은 다 소중하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이후 회사생활에서 이벤트 팝업 공지를 띄울 때,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어 관련 안내사항을 제작할 때, 이메일을 쓸 때 등, 이 글쓰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아무튼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읽고 싶게 만드는 글을 쓰는 게 꿈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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