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금 더 나은 아이였다면, 내가 조금 더 귀엽고 예뻤다면... 어쩌면 그랬다면 그 누구도 나를 떠나지 않았을까.내가 조금만 더 부드럽고 온화했더라면, 더 많은 애정을 건넸더라면…
떠나간 이들을 붙잡으려는 건 아니다. 결국 나 자신을 잃어버려가는 중이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떠나보내며,마지막 남은 사람조차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더 나은 내가 되려 애쓰며 살아간다..
더 차분해지려고, 더 온화해지려고, 나를 다그치며 연습하고, 한없이 배려하고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뒤돌아 혼자 남은 시간엔 지친 나를 가두고 고립시킨다. 이렇게라도 나를 지켜내야 하기에, 그때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나를 조용히 마주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애쓰며 살아왔음에도, 늘 부족하다고 나 자신을 몰아붙였던 내가 안쓰러워 오늘은 스스로를 껴안고 다독여본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내 옆에 결국 남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의 만남도 이별도 온전히 이겨낼 수 없다는 사실을.
내가 끝까지 지켜주고 사랑해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