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조심스러워졌다.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마음에 아직도 어설픈 내가 자꾸 작아 보인다. 모두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여전히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 채 머무르고 있는 기분이다. 남들처럼 나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지금의 나, 이 모습 그대로도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그 말의 무게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더 나아져야 한다는 다짐 속에서 나를 몰아붙이곤 한다. 어쩌면 어설프고 미완성인 이 모습이 나라는 걸 부정하지 않고 그냥 바라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도전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 마음을 조금 내려두고, 나를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아마도 지금의 나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순간은 쉽사리 오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천천히 나아가는 이 시간을 나로서 사랑하고 싶다. 피어나지 못한 겨울의 씨앗처럼, 아직 못다핀 이 시간도 어쩌면 무언가로 이어질 날이 오리라 믿어본다.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이 모습으로도 나를 사랑하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