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그렇게 쉬우면 노벨상을 받았겠지
어젯밤에 야식을 먹고 죄책감에 애사비를 마셨다. 최근 '애사비 다이어트' 논문이 신뢰성 부족으로 철회됐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스트레스 때문인지 위, 장, 간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어서 소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복용하고 있어 큰 타격은 없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약 먹기를 몇 년 전부터 멈추기 시작했는데, 그건 남편 때문이었다. 가장 마지막이 습담증을 잡아야 다이어트가 된다는 말에 한약을 지어먹었고 난 후였다. 남편이 그 이후로 다이어트에 관련된 곳에 일절 돈을 쓰는 것에 반대했다. 그 후에도 아무것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남들이 좋다던 약, 좋다던 운동기구. 남편 몰래 이것저것 해봤지만 내 몸은 쉬이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스스로 깨닫게 됐다.
내가 항상 간과한 건, 나는 그들의 결과만 봤다는 것이었다. 나는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몸 안에 품고 살았고, 그 때문에 장기가 하나씩 파업하고, 호르몬이 망가졌고, 순환이 안 되는 몸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런데 내 몸의 상태는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 빨리, 최대로 감량'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그런 몸에 뭐가 좋은지 뭐가 나쁜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남이 효과 좋다고 한 것들을 무작정 넣었으니 몸은 더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가령, 이번에 알게 된 것처럼 나는 오히려 운동을 많이 하면 혈당이 치솟는다. 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런 내게 운동을 많이 할 수록 좋다고 처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이가 어릴 때는 다이어트가 정말 잘 됐다. 20살 때, 첫 남자친구한테 차이고 5일 동안 식음을 전폐한 적이 있었다. 그때 7kg이 빠졌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몸에 상처가 나도 며칠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지금은 상처가 생기면 문신처럼 영원히 남아있다. 어린 만큼 신진대사가 활발했을 것이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웃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내 몸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있다. 다이어트 보조제에 맹신하지 않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부하고 고민한다. 지방 분해 주사, ppc주사, 다이어트 한약, 양약, 삭센다 등 해볼 만큼은 충분히 해봤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진짜 다이어트를 할 때다. 그래서 혈당, 몸무게, 식단기록을 통해 하루에 하나씩 내 몸을 읽어내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