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방귀대장 뿡뿡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아침에 거울 앞에 선 나의 배는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오늘의 나는 '방귀대장 뿡뿡이'다. 전날 저녁으로 방울 양배추를 듬뿍 먹었다.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려진 양배추가 고포드맵 식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작년이었다. 방울 양배추를 스테이크와 함께 구워 먹으니 단 맛이 나고, 섬유질도 풍부하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흡족스러웠다. 하지만 고기와 함께 구운 마늘, 양파, 버섯, 방울 양배추를 내 뱃속에 넣고 실험한 결과, 이 조합은 '배 빵빵 메뉴'의 사례로 남았다.
방귀만 뀌면 괜찮은데, 배출되지 않은 가스는 배를 빵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뱃속에서 장기를 짓눌렀다. 시시때때로 배가 아팠다. 마늘, 양파, 버섯, 양배추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포드맵 식품으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나는 병원이 아닌 음식으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확인했다. 장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고포드맵 음식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고포드맵 식품에는 내가 평소 피하는 유제품과 밀가루도 들어있었지만, 단백질 셰이크를 먹을 때마다 1 티스푼씩 넣는 꿀도 포함되어 있었다. 달콤한 배신이었다.
(참고자료 : [2월 특집] 장 건강을 지키는 음식,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 - 건강다이제스트 인터넷판)
추석을 맞이해서 가족들과 함께 아웃백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주문한 음식 중에 크림파스타와 감자튀김을 제외하고 먹었다. 하지만 브라우니 위에 아이스크림이 올려진 '초콜릿 썬더 프롬 다운 언더'는 참을 수 없었다. 조카와 경쟁하듯이 아이스크림을 퍼먹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파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6살 조카에게 아이스크림이라도 양보하는 너그러운 이모가 되었어야 했는데 한심했다. 조카야, 미안하다. 하지만 이모도 휘핑크림이 아이스크림을 덮고, 따뜻한 브라우니가 초콜릿 소스와 어우러진 것을 본 순간 이성을 잃었던 것 같아. 이모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봐. 그러니 내일도 방귀를 뀔게. 그게 이모가 받는 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