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비밀이 생겼다
최근 약 8년간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다이어트 결심이었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은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일이었다.
결혼 후, 단시간에 20kg을 파워증량한 내가 두어번정도 기를 써서 10kg을 빼도 세상은 나를 다시 살찌웠다.
살찌기 가장 쉬운 방법은 스트레스 받고, 잠을 적게 자고, 스트레스와 피로를 먹는 것으로 푸는 것이다.
매년 꼬박꼬박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결심을 내비치곤 돌아서서 '치킨 먹을래?'라고 말하는 내 탓인지
남편은 이제 내가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하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다이어트 약을 사서 먹고 싶다고 하면, '어짜피 그거 먹고 빼도 다시 찔거 뭐하러'라며 말로 나를 때린다.
그래서 남편에게 비밀을 만들기로 했다.
온 세상 사람들 중 남편에게만 비밀로 하고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전혀 눈치채지못하도록 은밀하게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남편하고 술도 마실거다. 참고로 내 주량은 한 잔이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나의 혈당과 체중을 모두 아는 것도 모자라
내가 다이어트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둘도 없는 비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새벽에 이 결심을 하고, 너무 설레어서 잠을 이루지 못 할 정도였다.
나는 지금
다낭성 난소 증후군, 당뇨전단계, 자가면역질환, 지연성 알러지, 공황장애(우울증, 불안장애) 를 앓고 있다.
지연성 알러지는 우유, 계란, 밀가루에 있는데
특히 우유와 계란흰자가 가장 안 좋고, 이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염증 수치가 올라가고 복통이 생긴다.
혈당관리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식 조절이 특히 필요한 편이기도 하다.
다이어트하기엔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하루, 이틀 하다보면 결국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끔 눈이 돌아서 치킨을 먹을 땐, 머리끄댕이 잡는 역할을 비밀 친구에게 드리겠다. 날 응원해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