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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자전거 타다가 갈등 라인 타다

함안 한 달 살기 : 내곡 군립공원


1박 2일 투어팀은 모두 퇴실해서 여항산 금계마을 문화센터는 조용하다. 다시 일상이 돌아온 게다. 여행지에서 북적이던 일상에서 조용한 일상이다.

여항산 금계마을 문화센터 숙소 앞


10시 ~12시는 00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사피엔스같이 읽기에 참여했다. 7차시 중 마지막인데 꼭 참여하고 싶었다. 책임감으로 하루라도 빠지고 싶지 않았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기존의 상식을 뒤덮은 논리들이 흥미롭다. 농사를 지으면서 오히려 사람들이 더 노동의 굴레에 빠졌다는 부분도 설득력 있게 제시해서 나처럼 고지식하거나 그냥 책이나 학설을 믿는데 고정관념을 깨게 만들어 주었다.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잠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줌 화면에 얼굴을 보이자 어떻게 여행하냐며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일상을 떠난 함안 한 달 살이, 줌 만남으로 일상을 간간이 맞보는 한 달 살이다.


봉성 저수지를 지나야 다른 정류장을 만난다


20분 이상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정류장에 버스회사 전화번호가 붙어 있어서 회사로 전화를 해보았다. 내가 시간을 잘 못 안 것이다. '좌촌'이라는 마을 경유하지 않고 가는 버스를 마냥 기다린 셈이다. 1시간 이상 기다리느니 걸어서 20분 정도인 여항면 사무소 정류장으로 걸으라고 안내해 주신다. 다시 여항면 봉성 저수지를 지나게 되었다. 이래저래 봉성 저수지와 인연이 깊나 보다. 자꾸 만나게 되고 지나가게 된다. 버스를 놓치면 이렇게 20분 이상 가야 다른 정류장을 만날 수 있다. 이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다. 시간을 느리게 활용하는 법, 매 순간을 대처하는 법을 배운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수국을 보온천으로 싸는 일을 하고 계신다. 철이 아니라서 수국 꽃을 보지 못해서 아쉬운데 참 예뻤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아들은 수국 잎을 보더니 꼭 깻잎같이 생겼다고 한다.  두꺼운 깻잎 같긴 하다. 하나둘씩 겨울 채비를 하고 있는데 나는 무슨 채비를 하고 있나. 함안 오더니 이렇게 버스 시간표도 제대로 못 보다니 바보 같아 보인다.

갓길을 지나가야만 다음 정류장이 나온다


갓길이 좁아서 위험하긴 했지만 20분 정도 저수지를 지나 도로를 지났더니 외암 초등학교가 나오고 바로 건너편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여항면 '좌촌' 정류장과는 달리 도착 시간표 화면도 있고 보기가 좋다. '좌촌 정류장'과 사뭇 다르다.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좌촌'같은  정류장이야말로  다음 버스 시간 알림이 필요한 곳이던데 버스 시간표와 버스 오기만을 고개가 빠지도록 쳐다보기만 했다는 사실에 좀 안타깝기도 했다. 나 같은 뚜벅이들에게 필요하다.


지나가다가 만나는 함안 외암초등학교

버스 시간을 잘못 안 바람에 외암 초등학교도 지나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기만 했는데 직접 옆으로 지나가 보니 아들은 운동장이 넓고 학교도 크고 예쁘다고 한다. 잠깐 외암초등학교 교환학생으로 아들이 학교에서 한 달 다녀볼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요즘은 타 지역에서 지낼 때 이런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있다는 사실을 함안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아들이 초6이다 보니 둘 다 초등학교라고 말만 듣거나 글만 봐도 관심이 간다.


여항면에 있는 숙박, 음식점


이제야 여항면으로 가는 푯말을 제대로 본다. 역시 발로 걸어 다녀야만 더 눈에 띄게 되는 법이다. 절도 많고 교회도 있고 식당도 많다. 어디에 가든 이런 푯말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찾으려면 눈에 보이지도 않더니만 이제야 보인다.


여항면 면사무소 앞 청암 정류장''


여항면 사무소 앞에는 '청암'이라는 정류장이 있어서 함안 군립 공원 하늘 자전거를 타려고 나가는 길이다. 1박 2일 투어에서 무빙 보트는 탔지만 하늘 자전거를 타고 싶어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하기에 주변을 둘러보다가 앉아있는데 자동차가 세운다. 누군가 봤더니 같이 투어를 하고 아직 같은 숙박지에 계신 아이 둘 아빠다. 아내분은 '펜 타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블로거로 오기 전부터 블로그 댓글로 1~2번 대화를 나눴다.  가는 곳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한다. 이런 반가울 수가, 더군다나 어젯밤에는 '펜 타우스'님이 사과, 귤까지 사다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펜 타우스' 님도 함안 한 달 살기 중 일주일을 신청하셨고 숙소에서 블로그를 작성하고 있어서 아이들 둘만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라고 한다. 가야읍까지만 태워달라고 했는데 우리의 목적지인 '군립 공원'까지 친절하게 태워다 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 여행지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이런 자그마한 인연에 감사하게 된다.


아라 힐링 사이클 표 2개를 사고 자전거 타는 곳으로 씩씩하게 올라간다.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동의서를 쓰면서 괜히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동의서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안하다. 초6 아들도 한 번 씩 동적인 운동을  하는 일정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자고 제안하니 흔쾌히 나서더라.


보조 장비를 채운 모습, 긴장된다

문제는 또 사진 찍기였다.

아라 힐링 자전거를 탔다고 글로만 쓰기에는 부족해 보여서 직원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점심 이후 시간이어서 사람도 없고 아들과 나 둘 밖에 없어서 부탁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그때부터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 사진을 찍어 달로 부탁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장비를 채우고 간단한 방법을 소개해 주셨다.


하늘 자전거(아리 힐링 사이클) 타는 모습


자전거  페달을 뒤로 돌려보라는 말에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 왜 하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하는데 자꾸 자전거를 탈 줄 아냐고만 묻는다. 광명에서 한강까지 1시간 이상을 타는 사람인데 왜 물어보냐고 했더니 안장 높이를 살펴보려고 한단다. 뒤로 페달을 잘 돌리지 못하니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고 생각한 거다.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자꾸 헛도는 페달을 뒤로 잘 돌리지 못하니 나도 당황하고 직원도 어이없어하고 아들도 불편한 얼굴을 보인다. 자전거 탈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불안감에 직원이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나의 무지를 용서하시기를.


아라 할링 사이클


자전거는 왕복으로 다녀온다. 안전장치가 되어있어서 그냥 페달만 밟으면 되는데 보통 무서운 게 아니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눈을 위로 뜨거나 멀리 보면서 경치를 볼 상황이 아니었다. 내가 왜 이걸 하려고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으나 되돌아갈 수도 없다. 아들을 쳐다볼 겨를도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페달만 빨리 돌려서 건너편에 가는 게 목적일 뿐이다. 생각과 달리 전혀 즐길 수가 없었다. 아들과 둘이서 나란히  반대 방향으로 갔고 직원도 옆 라인에서 같이 동행해서 갔다. 반대편에 도착하면 직원이 자전거 방향을 바꿔줘서 되돌아오는 시스템이다.


올 때는 그나마 괜찮았다. 조금 여유가 생겨서인지 앞에 있는 풍경도 보였지만 갈 때와 달리 자꾸  페달에서 발이 떨어져서 미끄러지니 마음이 불안했다. 발바닥에 자석을 붙인 거 마냥  딱 붙이고 페달을 돌렸다. 자꾸 발이 떨어지는 자석이었다는 것.  역시 돌아올 때도 아들은 잘 오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도착할 즈음 직원이 감사하게도  먼저 도착해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다시는 타고 싶지 않다. 몸이 덜덜 떨렸고 넋이 나간 것처럼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고 온몸에 힘이 빠졌다.



내리고 나서 넋이 나가 표정


가볍게만 봤던 하늘 자전거(아라 힐링 사이클) 줄이 무겁게 보인다. 쉽지 않았다.

서로 화가 나서 흔들의자가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심각한 문제는 그 이후 생겼다.

아들이 엄마가 직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창피했다며 툴툴댄다

엥? 그게 무슨 창피한 일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사적으로 찍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함안 한 달 살이 하면서 필요에 의해서 찍어야 한다고 며칠간 이야기했는데 다시 원점이다. 왜 이렇게 사진 찍은 것을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찍고 싶지 않거나 찍히지 않는 것은 이해하나 엄마가 찍는 것까지 맘에 안 들어하거나  창피했다고 하니 나도 할 말을 잃었다. 말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멀리 서 있는 나무 위 새 둥지만 쳐다봤다.


정류장 옆에 그네가 있어서 앉아서 흔들었다. 내 마음도 그네도 흔들거린다. 아들도 내가 말을 하지 않으니 민망했던지 옆에 와서 앉는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너무 창피해서 그랬다고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지 말란다. 이걸 어쩌나. 몇 번 이야기해도 먹히지를 않는다. 차근차근 다시 설명해 본다. 사진이 필요한 이유를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공적인 일이라는 것을.



마음을 다스리며 시집 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서로의 갈등의 폭이 커진 것 같아 서로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집을 갖고 다니다. 운영하는 시집 필사 책을  꺼내  필사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오늘은 엄마가 여기까지 안내할 테니 앞으로 가고 싶은 곳은 네가 안내하라고 하고 말을 아낀다. 조용한 시간이 서로에게 필요하다. 기다리며 나는 필사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사진을 찍어주기 싫어하는 아들인데 엄마가 심상치 않은 것을 알고 웬일로 찍어준다고 한다. 자신이 살 길을 찾는 것인가~^^


도로까지 나가서 찍길래 위험하다면서 빨리 오라고 큰소리치며 손짓했다. 가까이 오더니 " 엄마가 너무 예뻐서 저도 모르게 도로에게까지 나가게 됐어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 말에 빵 터졌다. 결국 두 사람은 웃었고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위험하니 절대 도로에 가지 말라고 재차 주의를 줬다. 아들은 검색을 하면서 어떻게 가야 하나 고민한다. 가야읍에 가서 버스를 타야 하니 지금 위치를 알아야 한다면서 핸드폰으로 '내 위치'를 검색한다. 버스를 타려고 검색하고 주위를 왔다 갔다 하다가 가야읍까지 가는 버스만 놓쳤다. 갈등이 있는 순간은 관계를 좋게 만들 기회다. 이 기회가 더 단단하게 맺어질 것임을 알기에 겉으로는 화나는 척했으나 속으로는 기뻤다. 아들과 내가 또 하나의 갈등을 문제 해결을 하게 되겠구나, 너나 나나 더 성숙해지겠구나 생각하며 즐긴다. 결국은 카카오 택시를 불러서 가야읍에 가서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늦은 점심을 먹었다. 뒤늦게 아들은 하늘 자전거를 탈 때 자전거가 순간 기울어져서 아찔했다고 털어놓는다. 너도 심장이 쫄깃했구나. 그런 게 경험이지. 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험. '엄마, 우리 이제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아들이 말을 해서 그냥 웃어줬다.

늦은 점심 들깨 칼국수


팥 칼국수

가야읍 '정가네 칼국수'에서 아들은 들깨칼국수를 먹고 싶다고 시켰고 나는 팥칼국수를 시켰다.

배가 고파서인지 둘 다 참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는 이 집에서 비빔밥을 먹고 싶어 진다. 야채가 듬뿍 있는 야채가 그립다.

TV로 보이는 정동원은 왜 이리도 아는 사람처럼 반가운지 모르겠다. 집에서도 좋아했지만 함안에서 보니 아들 친구처럼 반갑다.  식사를 다 마치고도 정동원 노래를 듣고서야 식당을 나섰다. 연예인은 나를 모르지만 나는 그들을 알기에 낯선 이곳에서도 보기만 해도 마음 편안함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참 기묘하다.

커피를 마셔볼까 둘러봤지만 쉽사리 나타나지가 않는다. 카페라는 글만 보고 가봤더니 무인카페다. 자판기 커피인데 맛있다. 1,500이고 깔끔하다. 아들은 허니버터 아몬드와 아이스티를 마시고 나는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이런 밖의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버스를 타고 다녀서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노트북으로 밀린 블로그를 올리고 아들에게는 시집 필사를 부탁했다. 할 일이 없는 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왜 이걸 왜 해야 하냐면서 옆에서 게임이나 하겠다는 것을 엄마가 시간이 없으니 도와달라고 해서 겨우 쓴다. 살살 달래면서 부탁을 해야 한다. 여행지에서는 서로 각을 세웠다가는 감정만 상하게 되고 다시는 엄마나 아들과 여행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좋은 여행으로 남기 위해서는 서로 노력해야 하나 매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려고 한다. 버스 시간이 되어  2시간의 무인카페에서의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더 있고 싶으나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타야 하고 캄캄한 밤길을 가야 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함안에서의 자연환경, 버스 시간에 나를 맞춰야 살아낼 수 있다.


한아름 시장 본 물건이 든 상자를 들고 숙박지도 가는 모습

그런데 이를 어쩌나, 아침에는 버스 시간을 잘못 봐서 버스를 못 탔는데 이번에는 '좌촌'정류장에는 가지 않고 여항면 사무소만 지나가는 버스를 탄 것이다. 마산 진동까지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에휴~ 가는 데 30분, 오는 데 30분. 5시가 넘어가니 불안해진다. 여기서는 어둠이 무섭다. 버스가 끊기고 어둠 속을 핸드폰 불빛으로 의지해야 걸어야 한다.  중간에 내려 달라고 하니 걸어서 가려면 밤새 걸어야 한다며 종점까지 간 후에 다시 돌아오라고 한다. 여항면 면사무소에서 하차해서 '좌촌'으로 걸어가라는 것이다. 아침과 같은 모양새다. 참나...


시장도 본 후라 박스도 있는데 마산까지 다녀오다니. 버스 노선을 잘 이해를 못 하고 있는 나를 책망해 본다. 쯧쯧!


덕분에 다시 봉성 저수지를 지나 숙소까지 간다. 아들이 봉성 저수지를 곰탕처럼 우려먹는다고 한다. 봉성 저수지를 지나지 않으면 어디도 못 간다면서, 매일 바라만 봐도 좋기만 하구먼, 이런 풍경을 보면서 시장 다니는 것도 괜찮아. 이 순간이 나중에 그리울 테니까 실컷 봐 두자. 어차피 2~3일이면 다른 숙박지로 옮길 텐데 그리울 거야.




11월 16일 화요일 밤 10시에는 KBS 역사 스페셜 ' 함안말이산고분군'이 방영되었다. 함안 박물관도 다녀온 터라 아주 흥미롭게 지켜봤다. 화면으로 함안말이산고군을 한눈에 보고 설명을 들으니 전체적인 이해가 가능했다. 더 궁금해진다.

TV로 보는 역사 스페셜 '함안말이산고분군'

특히 위 장면은 함안박물관에서 본 아름답고 웅장하고 황홀한 영상 중 한 장면이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아주 빨리 지나갔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숨 죽이며 보는 영상이다. 무척이나 아름답게 표현해서 지금도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 지나간다. 이런 역사 관련 홍보물이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아이들이 볼 것 같다.


마갑총이라고 하여 말의 갑옷을 원형 그대로 발굴된 게 없는데 이번 방영에서는 그 갑옷을 재현해서 만들었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본 영상 중에 말을 타고 찍은 게 많았구나. 이제야 서로 연결이 된다. 직접 말에게 씌워보니 활동하기가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방송의 힘이다. 말로만 듣던 것을 직접 재현하는 영상 기술력 덕분에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고 과거를 현재와 연결하여 보는 재미가 있다.


덮개석 별자리


무덤을 덮고 있는 덮개돌에서는 하늘의 별자리가 있었다. 고구려의 천문학에 뒤지지 않는 실력이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덮개돌에 있는 구멍들이 별자리라고 알아낸 교수님들이 더 대단하다. 아는 자에게만 보이는 별자리. 왕이나 우두머리는 죽어서 시신이 되어도 덮개돌 별자리를 보는 것이다. 살아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 별자리를 그려서 무덤 위에 덮개석으로 덮은 것이다. 살아서 누렸던 지위를 죽어서도 영원히 지키고 싶어 하던 모습일 것이라고 한다.


장군들이 왕의 무덤을 호위하는 모습

다음 주 화요일에는 '바다 건너 아라가야'를 방영하는데 '불꽃무늬 토기'에 대해서도 나온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함안 오지 않았다면 관심 있게 봤을 리가 없다. 함께 '갈매기의 꿈'필사하시는 분도 저 덕분에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됐고 함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하셨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함안군이 애쓰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관심을 갖고 먼저 역사적 사실들을 공부해보련다. 덮개석에 나온 별자리를 보면서 쓴 시인데 근래 쓴 글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남두육성은 궁수자리를 말한다. 덮개석 별자리를 보고 지은 시




*이 글은 함안군의 '함안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참여하면서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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