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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불꽃무늬토기를 아시나요?

함안 한 달 살기 : 수곡도예 체험



직접 만든 '불꽃무늬 토기'와 아들이 만든 '수레바뀌 모양 냉장고 자석 '


직접 만든 '불꽃무늬 토기'와 아들이 만든 '수레바뀌 모양 냉장고 마그넷'


수곡도예 전시실


오후 1시에 예약.

함안 가야에서 20분 정도 택시를 타고 초6아들과 '수곡도예'에 도착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수곡도예'다. 작품들이 전시해 있는 방을 구경하라고 해주셨는데 무엇보다 만져도 좋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요리보고 조리보고 , 만져보고, 뚜겅도 열어보고 마음 편히 구경했다. '만지지 마시요!','보기만 하세요'라는 팻말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그렇지 않아서 편하게 구경했다. 흙으로 만들기 때문에 촉감의 느낌도 상당히 중요하다. 작품감상의 본질을 아는 분인 것 같아서 반가웠다.


수곡도예 전시실


전시되어 있는 방에는 종류가 아주 많았다. 18년 동안 내공이 쌓인 두 분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그들이 들인 시간, 정성, 손길을 느끼려고 애썼다. 한두 가지 종류가 아니었다.


수곡도예 전시실


함안 봉성 저수지에서 봤던 모빌을 여기에서도 만난다. 모빌에서 연꽃무늬도 수레모양 토기도 볼 수 있었다.

그릇이라고 하기보다는 과일을 두면 좋을 큰 접시도 보인다. 작은 그릇도 있지만 큰 항아리에 문양이나 구멍들이 나 있는 작품들을 보면 유심히 가까이 가서 보게 된다.


수곡도예 전시실


아라가야 토기 전문가이니만큼 유적지에서 만난 유물과 흡사한 그릇이나 작품들이 많았다. 흙으로 이런 그릇들을 빚고 구워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 흥미로울 뿐이다. 아라가야 유물 중 유명한 사슴뿔모양 술잔도 보인다. 박물관에서 많이 봤던 문양들이 많다.


사슴뿔모양 술잔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불꽃무늬 구멍이 있는 토기들


수곡도예 전시실


수곡도예 전시실 불꽃무늬 토기


둘러보다가 만들고 싶은 그릇이나 작품을 갖고 오라고 하셔서 불꽃무늬가 있는 맨 오른쪽 컵을 가져갔다. 불꽃무늬 구멍은 작품을 구울 때 열 전도률로 인해 그릇이 깨지거나 망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라가야 하면 불꽃무늬를 상징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 불꽃무늬를 꼭 새겨넣고 싶다. 색감도 참 소박하니 맘에 든다.


수레바뀌 모양 냉장고 자석


아들은 친구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하고 싶다면서 가져온 것을 보니 수레바퀴모양의 냉장고 자석이다.

같은 것을 만들지 않고 각자 만들고 싶은 것을 갖고 오라고 하셔서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들면 더 애정이 생기고 재미도 있다. 그래서 아들이 초집중해서 만들었나보다. 한 달 살기 하면서 아들과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사이에 균형을 잡고자 했다. 공방체험은 둘 다 좋아했지만 아들에게도 즐거운 체험이었다.


수레바뀌 모양 냉장고 자석 만들기 기초 작업


수레바뀌 모양 자석은 일단 빚은 흙을 납작하게 한 후 그 위에 그림을 그려서 파내거나 모양을 오려내는 방법이었는데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아들은 처음엔 쑥쓰러워하더니 선생님에게 여쭤보기도 하고 다 만든 후에는 어디에서 굽는지 궁금해서 같이 그릇을 굽는 곳에 둘이 다녀오기도 했다.


불꽃무늬 컵 만들기 과정


'불꽃무늬 컵'을 만드는 과정이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다. 그냥 흙을 만지는 감촉이 좋았고 실생활에 필요한 컵을 만드니까 더 좋았다. 불꽃무늬를 오려낼 때는 쾌감마저 있었다. 아라가야인이 된 것 같은 쾌감이다.


불꽃무늬 컵 만들기 과정


1. 흙을 먼저 납작하게 손바닥으로 친다.


2. 동그란 모양을 대고 오려낸다(컵 밑 부분). 잘 붙게 하기 위해 대나무 펜으로 동그라미 가장 자리를 빗금을 그어준다.


3. 가래모양으로 길게 만들어서 올려놓은 후 안과 밖을 눌러주면서 컵모양을 만든다.


4. 가래모양으로 길게 만든 후 쌓아올린다.


5. 원하는 크기가 될 때까지 가래모양을 쌓아올리면서 겉과 안을 손으로 만지며 틀을 만든다.


6. 그릇이 균형이 집히지 않아서 선생님이 모양을 잡아주셨다. 어떤 모양을 만들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7. 만든 컵 모양을 엎는다. 다시 가래모양을 길게 만들어서 쌓아올린다.


8. 마지막 부분을 입구를 넓게 만들어준다.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했다.


9. 중심을 잡은 후 불꽃무늬를 2개 만든다. 제일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라가야의 핵심적인 상징이니까.


10. 손잡이는 잘 떼어지기 때문에 이 역시 선생님이 도와주셨다. 아들은 별 모양과 달도 추가로 만들었다.



* 작품은 구운 후 2주 내에 택배로 보내주신다(경남 근처 지역인은 직접 수령 가능)



함안 '수곡도예' 불꽃무늬 만들기 체험


불꽃무늬 컵은 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도 좋고 티(tea)를 마시기도 좋을 것 같아서 만들기로 했다. 하나를 만들다 보니 남편과 함께 마셔도 좋을 것 같아서 2개를 만들었다(1개, 1시간, 2만원, 아들은 15000원).


함안에서의 아라가야 유적지를 답사하고 박물관에서 해설사에게 듣고 KBS 역사스페셜 '한국의 폼페이 아라가야' 방송을 보게 되니 애정이 많이 생겼다. 확실히 역사적 지식을 배우고 현장에 가서 관련 유물을 보거나 직접 만지는 체험을 한다면 오래 기억될 수 밖에 없다. 잊어버릴래야 잊어버릴 수 없는 '아라가야 불꽃무늬토기'다.


특히 불꽃무늬 모양을 오려낼 때는 마치 아라가야의 장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상상하면서 역사 속 인물이 된 기분이었다. 알고 난 후 만드는 것과 그냥 만드는 것을 대하는 태도는 천지 차이다. 아라가야 토기는 주변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토기법이 전달됐다고 한다.


수곡도예 작업장


아들이 다 만든 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유심히 바라보는 모습이 기특했다.


수곡도예 작업장


작품을 만들 때 필요한 붓과 막대기 펜, 동그라미를 그리기 위한 두꺼운 종이들이 남다르게 보인다. 아들은 왜 이런 것을 찍느냐고 했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만들기에 없어서는 안될 도구들이다. 선생님도 이런 자잘한 도구들을 찍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하면서 웃으신다. 세상에 쓸모없는 도구가 어디 있으랴.하물며 사람일 바에는 더 그렇다.


수곡도예 작업장 도구들


수세미나 스폰지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중간중간 물을 적시면서 가래모양을 올릴 때마다 한 번씩 쓱쓱 닦아주는 데 필요하다. 흙이 마르면 갈라지기 때문에 갈라기지 전에 마르다 싶으면 스폰지로 물을 묻혀서 조금식 닦아주면 된다.


수곡도예 작업장 도구들


작품을 만들 때 모양을 만들 때 긁어내거나 파내거나 모양을 만들 때 필요한 도구들이다.


수곡도예 작업장 도구들


불꽃무늬 구멍을 오려낼 때 필요한 칼도 있다. 처음에는 불꽃무늬를 오려내다가 컵이 부서질까봐 걱정이 되었는데 선생님이 과감하게 하시는 것을 보고 따라했더니 어렵지 않았다.


수곡도예 작업장 저울, 같은 작품 대량 만들 때 흙의 양 재는 저울


저울은 왜 필요하냐고 물어봤더니 같은 작품을 여러 개 만들 때 흙의 양을 일정하게 저울로 무게를 잰 다음 만들면 같은 크기의 그릇이 된다고 한다.


개수대 앞 좋은 글


손을 씻는 개수대에 이런 글들이 '수곡도예' 부부 선생님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그럴 수 있지" 라고 말하는 선생님에게 배우니 마음이 편하다. 그 마음이 그릇에서도 빚어나오지 않을까?


수곡도예 작업실, 전시실 입구


다 만들고 나오면서 작업실 입구를 찍었다.

들어갈 때 화려하지 않은 작업실 문을 보면서 어디가 문인지 몰라서 소리를 질렀었다. " 계세요?" 하고. 

수곡도예 작업실, 전시실 입구


마당 화단에 있는 꽃들이 주인장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면서도 주변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움이 이 집 부부의 매력이다.


수곡도예 작업실, 전시실 입구


그냥 툭 갖다 놓은 것같지만 운치있게 자리를 잡은 작품은 의도적이었을까?


수곡도예 작업실, 전시실 입구


돌 위어 얹어놓은 이 작품 중 오른쪽 그림은 어떻게 그리는지 궁금해졌다.


수곡도예 작업실, 전시실 입구


아라가야의 대표 토기 불꽃무늬 토기는 언제봐도 정겹다. 화려하지 않지만 투박한 모습이다.


수곡도예 작업실, 전시실 입구


이 작품들은 마당에 막 던져 놓아서 흙에 묻혔다. 묻은 것인지 묻힌 것인지.


수곡도예 명함


'수곡도예'는 함안군 공예협회 회장이신 초당 박성언 선생님과 소담 방경숙 부부가 운영하는 도예 체험장이다. 공예 상품및 홍보를 위해서 많은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녀온 후 여운이 길어서 일 주일 후 다시 가기로 예약했다. 왜 나는 아라가야 토기를 다시 만들고 싶어졌을까? 모른다. 그냥 끌림이 있었을 뿐이다. 한번 해보고는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생각이다. 소박한 토기를 닮은 부부를 만나러 다시 간다. (수곡도예 055-585-9081)


*위 글은 함안군청'함안 한 달 살기'에 선정되어 지원받아 여행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https://youtu.be/iLcnT4YjI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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