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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일라 Jan 02. 2022

독일 석사 졸업 후 연봉, 학계를 떠나는 것이 답일까?

석사를 2년이나 했는데 연봉 인상이 10% 밖에 안됐다고?

독일 유학을 희망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졸업 후 이곳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한다. 독일은 독일 내 학교에서 공부한 사람들에게 흔히 말하는 "취업준비 비자/구직비자 (Visum zur Arbeitsplatzsuche)"를 최대 18개월까지 주기 때문에 졸업 후 취업을 노려볼만하다. 이 비자로는 풀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며, 한 회사에 묶이게 되는 취업비자와는 다르기 때문에 정말 나와 맞는 회사를 찾는 용도로 사용하기 좋다. 많은 졸업생들이 졸업 후에 이 비자를 신청해서 구직활동을 하고, 추후에 회사와 이야기해서 취업비자나 블루카드로 전환하는 식으로 일한다.



그래서 나도 졸업 후에 바로 이 비자를 신청했고, 나는 석사 논문을 마무리하던 중에 지도교수님한테 졸업 후에 실험실에서 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어필했고 Research Assistant로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졸업과 동시에 스무스하게 취업이 됐지만, 문제는 연봉이었다.



세전 연봉을 들었을 때, 와 저 정도만 받아도 감지덕지다 싶은 숫자였는데, 세후 연봉을 계산해보니 어이가 없었다. 1/3이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셈인 것인데 (이렇게 적으면 1/3 정도가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진짜로 1/3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나는 이제 세후 계산할 때 항상 0.66을 곱한다) , 이렇게 세금을 탈탈 털리고 나면 내 통장에 찍히는 돈은 내가 한국에서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받았던 월급에서 고작 10% 정도 많은 꼴이었다.




아니.. 내가 석사를 2년이나 했는데 연봉 인상이 10%밖에 안됐다고...?




Photo by cottonbro from Pexels



여기까지만 들으면 정말 석사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Academia (학계)에서의 이야기이다. Academia에서는 과학자들이 받는 연봉들이 주정부 공공부문 단체협약 (Tarifvertrag für den öffentlichen Dienst der Länder, TV-L)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동일 산업에서 동일 노동을 하면 동일 임금을 받게 된다. 호봉이 인정이 되기 때문에 이전에 다른 직장 경력이 있거나 해당 포지션에서 연차가 쌓이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전 직장 경력이 없었고 (인턴은 인정되지 않았다. 1년 이상 풀타임으로 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새내기 석사 졸업생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연차가 쌓인 케이스도 아니었다. 연봉 테이블을 보니 와 이걸로는 절대 죽기 전에 부자는 못되겠다 싶었다. 


출처: https://oeffentlicher-dienst.info/


이것은 박사 1년 차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1740.85유로 (2021년 기준). 한화로 따지면 약 235만 원 정도 된다. 하지만 Research Assistant는 엄밀히 따졌을 때 박사생보다 돈을 더 받으면 안 되기에 (!) Academia에서의 Research Assistant 연봉은 이것보다 적다.



자꾸 Academia를 강조하는 이유는 Industry (산업)에서는 사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Research Asisstant의 연봉은 협상하기 나름이다. 내가 갖고 있는 스킬과 백그라운드를 어필해서 "나는 이 정도는 받아야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 아쉬우면 아쉬울수록 내 몸값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Graduate Research Assistant의 연봉을 payscale (연봉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33K 정도로 나온다. 



출처: https://www.payscale.com/research/DE/Job=Graduate_Research_Assistant_(GRA)/Salary



이것을 12개월로 나누면 2811유로 정도 되는데, 이것은 약 380만 원 정도 되는 돈이다. 물론 세전이기 때문에 세후를 계산해보면 (곱하기 0.66) 진짜로 내 통장에 찍히는 돈은 1855유로 정도 된다. 이것도 정말 성에 차는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더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동기들 중 몇 명은 졸업 후 Research Associate으로 취업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타이틀 자체가 "연구보조"가 아니라 "연구원"이기 때문에 연봉이 훨씬 높다. Payscale에 따르면 독일에서 평균적으로 Research Associate이 받는 연봉은 41967유로다. 이것 역시 개인의 능력에 따라 협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말 현실적으로 말했을 때 Research Associate 포지션은 석사 졸업생을 잘 뽑지 않는다. 공고 10개 중 하나 정도 석사 졸업자를 뽑는 게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고, 지원서는 받더라도 결국 면접이나 최종에서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일에서 이공계 쪽에서 석사를 졸업한 사람들에게는 option이 될 수 있다.






* Payscale이 항상 정답은 아니지만, 나는 나름 신빙성 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친구들이나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이 받는 금액을 봐도 오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비슷하니 참고용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정리해보면

* Academia에서는 Research Assistant가 되면 월 1740.85유로 보다 적은 금액을 받는다.

* Industry에서는 Research Assistant (연구보조)가 되면 평균적으로 월 1855유로 (세후) 정도를 받는다.

* Industry에서 Research Associate (연구원)가 되면 평균적으로 월 2300유로 (세후) 정도를 받는다.

* 위의 금액은 싱글인 20대를 기준으로 한 금액이다. 개개인에 따라 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기혼이라면 위에 적힌 금액보다 take-home이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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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국워홀과 독일 석사 유학을 거쳐 현재 독일 바이오텍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레일라입니다. 네이버에서 레일라 블로그를, 유튜브에서 레일라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워킹홀리데이, 유학, 해외취업 등 해외살이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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