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 #07

열심히 준비한 일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

by 지은

가끔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속상할 때가 있어.

누구보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모든 걸 걸고 준비했는데, 돌아오는 건

차가운 ‘탈락’, ‘보류’, ‘기회 없음’ 같은 말뿐일 때.


이럴 땐 누구 위로도 잘 안 들어와.

“다음 기회가 있을 거야”

“그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아”

다 맞는 말이지만,

마음은 그 순간 너무 무너져버리잖아.

“근데 난 지금 너무 힘들어.”

이 말을 하고 싶어지는 거지.

나는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일은,

정말 그 일이 내 전부인 것처럼

준비하게 되잖아...

시험이든, 오디션이든, 공모전이든,

누군가에게 보내는 진심이든.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나를 다잡았는지,

얼마나 마음을 쏟았는지 나만은 알잖아.


그래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땐 단순히 슬픈 걸 넘어,

나라는 사람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해.


괜찮다고, 다음이 있다고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몸은 이미 무너져버린 감정 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어.


그럴 때 내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누군가의 위로나 조언이 아니라

‘지금 이 감정을,

이 무너짐을 안전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공간’이야.


그게 바로 내 몸이고,

그 몸을 다독여주는 작은 움직임이

지금은 제일 필요한 것 같아.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우는 루틴


1. 무릎 껴안고 앉기 (5분)

매트나 바닥에 앉아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겨 안아줘.

등을 동그랗게 말고,

이마를 무릎 위에 살짝 대.


숨을 길게 쉬고 내쉬며,

그동안 참느라 긴장돼 있던 내 마음을

조용히 안아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해봐.


“그랬구나, 정말 열심히 했구나.”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말을

내가 나에게 속삭여줘.


2. 벽 기대고 누워서 다리 올리기 (3~5분)

벽에 다리를 올려놓고,

팔은 편하게 양옆으로 펼쳐.

숨을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며

심장 쪽으로 몰렸던 감정들을

천천히 가라앉혀봐.


무거운 머리도, 조급한 마음도

잠시 그대로 눕혀두는 거야.

“괜찮아, 조금 쉬어가도 돼.”


3. 기울기 자세 (Gate Pose, 3분)

무릎을 꿇고 앉은 후,

한 다리를 옆으로 쭉 뻗어줘.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뻗은 다리 방향으로 몸을 천천히 기울여봐.


옆구리와 갈비뼈 사이가

쭉 늘어나는 느낌이 들 거야.

답답했던 감정을 풀어내기 좋은 동작이야.

내가 왜 이렇게 속상했는지를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도와줄 거야.


4. 코어 끌어안기 호흡 (2분)

매트에 편히 누워

손을 아랫배 위에 올려두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복부를 부드럽게 안으로 당겨줘.


그 안에 남아 있는

억울함, 무기력함, 씁쓸함 같은 감정을

하나씩 토닥이듯 정리해나가는 호흡이야.

무너진 오늘, 그래도 나는 괜찮아


마음을 다잡고 일어난 다음 날,

다시 집중하고, 다시 시도할 힘은

사실 이 작은 루틴에서부터 생기는 것 같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건 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일이 나와 아직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어.

나는 여전히 나를 위해 노력했고,

그 시간만큼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니까.


무너졌다고 해서

내가 무가치해지는 건 아니야.

오늘 울고, 쉬고, 다독이고,

내일 다시 일어나는 것도

충분히 ‘잘하는 일’이야.

오늘도 열심히 한 너에게

조용히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진심이었잖아, 그걸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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