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호찌민시티 박물관, 시청
호찌민은 이상한 동네다.
가슴을 후려치면서도 화려하고 자유롭다.
자유로움이 가득한 호찌민 광장의 가장 인기 구역은 당연히 호찌민 동상 앞이다.
모든 베트남인들과 여행객들은 호찌민 광장에서 호찌민 동상을 찾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호찌민 지역의 고고학적 역사, 호찌민의 근현대 모습, 호찌민에서 벌어진 전쟁의 기록을 담은 박물관이다. 프랑스 건축가에 의해 건축된 건물로 1890년에 완공되었고, 1945년 일본군의 관저로, 베트남 제국 관저로, 남베트남 임시지도부 본부로, 연합군 본부로, 인도차이나 프랑스군 임시본부로 여러 번 그 용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1954년 잠시 베트남 공화국 임시 대통령실로 사용하다가, 1978년에는 혁명박물관으로, 1999년부터 시립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단다.
시립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분위기가 있다.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아마도 이 건물이 인스타 사진을 위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건물 1층엔 20세기 초반 복장을 대여해 주는 곳이 있고, 이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복고풍의 건물과 아주 잘 어울렸다.
전시물 - 호찌민 시의 역사
전시물 - 호찌민 문화
전시물 - 호찌민의 혁명
호찌민 지역에 대한 박물관인데, 마지막은 호찌민에서 일어난 혁명과 전쟁으로 마무리된다.
밥도 먹고, 비도 내리고, 다낭 여행 준비를 위해 항공권, 숙박 알아보기 위해 카페에도 오랫동안 머물고, 내일 다녀올 구찌 투어도 예약했다.
오후 늦게는 호찌민 시청 부근을 산책했다. 호찌민 시청 주변은 마치 우리나라의 광화문을 연상시키는 데 그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한 듯하다. 호텔, 명품센터, 콩 카페, 오페라극장 등 모든 멋진 건물과 노트르담 성당, 우체국, 궁전, 시립박물관 등 오래된 유서 깊은 건물이 걸어서 20-30분 내에 모여 있는데, 광장은 광화문의 2배 정도는 더 넓어 보였다.
광장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해외에서 온 여행객들도 물론 많다. 이들 중 많은 여자들이 베트남의 전통복장 아오자이를 입고, 걷고, 사진을 찍는다. 사방으로 뻗은 광장의 도로. 그중 오페라극장을 배경으로 베트남의 아이돌쯤 되는 그룹이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었다. 또 그 옆에 있는 젊은 남자들은 광장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젊은 여성들은 일부러 입고 온 듯한 예쁜 드레스 혹은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호찌민에 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가 있는지, 젊은 커플들은 자전거에 스마트폰을 대고 빌려 시청 주변을 달린다. 그 와중에 이면 도로에서는 길바닥에 소박한 바구니를 놓고 간식을 파는 할머니들이 계셨다. 또 시티투어버스는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가 맞아?'라며 꽉 막힌 내 편견어린 시선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너무나 더운 날이지만, 어디를 보나 확 트인 광장에서, 날씨는 상관없다는 듯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광장을 즐겼다. 철저하고 오랜 격리 끝의 자유였나 보다. 베트남인들도 자기 나라를 마음껏 활보하고 싶었을 것이다. 외국인에게 국경이 열린 것도 불과 일주일 전이다.
호찌민의 박물관이나 궁이나 어디에서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지난 며칠 동안 내가 경험한 호찌민은 그랬다. 이곳 시청 앞 광장은 이제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의 공간이자 여행객들의 공간이 되었고, 오래전부터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돈 벌기 좋은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들은 아픈 다리를 달래며 시청 앞 분수대에서야 겨우 휴식을 취하며 광장을 오랫동안 구경했다. 호찌민은 이상한 동네다. 가슴을 후려치면서도 화려하고 자유롭다. 자유로움이 가득한 호찌민 광장의 가장 인기 구역은 당연히 호찌민 동상 앞이다. 모든 베트남인들과 여행객들은 호찌민 광장에서 호찌민 동상을 바라보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는 베트남인들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보였다.
2022년 5월 29일, 호찌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