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구찌터널
베트남은 ‘전쟁’을 파는 나라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름다운 바다도 있고, 높은 산도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굴도 있지만
적어도 이곳 사이공, 호찌민에서는 베트남인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자부심의 근원은 바로 승전에서 비롯된 것 같다.
1940년 프랑스군을 피하기 위해 만들었던 굴이자, 1968년 베트남전 때 미군과의 항전을 위해 남베트남 해방전선이 건설했다고 한다. 호찌민에서 북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원래는 200km 이상이었다고 하고, 현재는 120km라고 하는데 이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길이다.
구찌터널에 가기 전에 잠시 전통공예점에 들른다. 베트남인들 중 고엽제 피해를 본 분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공예품들이다. 만드는 과정을 소개해 주고 판매점에서 구경했는데, 아주 섬세했다. 계란 껍데기와 조개껍질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자개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구찌터널을 돌아보았다.
터널 입구
작은 터널의 위장 모습과 출입 연출
당시 항전 베트콩, 트랩
무기 생산, 의상실, 폐타이어로 만든 샌들
구찌터널 실제로 들어가 보기
부엌, 환기장치, 터널을 판 도구
구찌터널 측면, 사이공강
구찌터널은 정글 속에 숨겨져 있다. 옆으로는 사이공강이 흘러서 강으로 연결되어 마지막으로 탈출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저 호미로 땅굴을 파고 그 속에서 먹고 자고 진료도 하고 회의도 했던 사람들. 어찌 살았나 싶지만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노라면 그저 그곳이 일상인 것처럼 즐거운 모습이라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구찌터널은 터키에서 보던 지하도시를 연상시켰지만 그보다 훨씬 열악했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었다. 식당, 의상실, 부엌, 회의실... 미군들은 터널에 설치된 트랩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구찌는 정글이었으니까. 정글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정글 속에 딱 베트남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 미국인들처럼 체형이 큰 사람들은 결코 들어갈 수 없는 굴을 파고 그곳에서 마치 전쟁이 일상인 것처럼 생활을 했다. 정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정글 속을 걷다가 바로 덫에 걸려버리고 결국 자국으로 돌아가야 했겠다.
베트남은 ‘전쟁’을 파는 나라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름다운 바다도 있고, 높은 산도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굴도 있지만 적어도 이곳 사이공, 호찌민에서는 베트남인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자부심의 근원이 바로 승전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다. 최신 무기와 뛰어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 베트남인들의 끈질긴 저항정신으로 이긴 싸움이어서, 세계 최강 미국을 그리고 프랑스를 이긴 나라여서 더욱 그렇겠다.
2022년 5월 30일, 호찌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