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운 풍등 마을

#8 호이안 도착

by 아샘
등불의 마을,
호이안 사람들은 세상 누구보다 넓은 품을 가졌을 것 같다.




어젯밤, 다낭으로 오는 항공기는 시간도 지체되었고, 탑승 10분 전 게이트까지 변경이 되어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잘 도착하고 그랩을 이용해 무사히 미리 예약해 둔 숙소로 갔다.


늦은 저녁을 먹으려다 보니 식당 찾기가 쉽지 않았다. 좀 걷다 보니 선술집 같은 곳이 보였다. 우리도 베트남 사람들처럼 행동해 볼 기회가 왔다.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맥주와 안주를 시켜본다. 구글 번역기로 메뉴판 사진을 찍어 대충 음식의 주재료를 파악하고 주문을 해 본다. 메추리알 같은 것은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조개탕과 돼지고기 볶음. 그리고 밥을 먹고 싶어 하는 파트너는 라이스 수프를 주문했는데, 개인적으로 다 맛있었다. 가격 물론 저렴하다. 옆 테이블의 현지인들은 계속 술을 먹으며 무슨 그리 할 이야기가 많은지 밤새도록 앉아있을 분위기다. 우리가 일어난 이후에도 계속되던 그들의 야식과 웃음과 대화는 시원한 밤이면 펼쳐지는 베트남의 풍경이기도 하다.



숙소는 수영장이 루프탑에 있는 적당히 깔끔한 3성급 정도 되는 호텔이다. 이른 아침 수영을 조금 해 보았지만, 너무 작아서 분위기가 안 난다. 아침에 다낭 성당을 둘러본 후 호이안으로 가는 1번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2021년 9월부터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민하다가, 그랩 카를 타고 용대교를 지나 300,000동에 호이안으로 왔다. 우리가 호찌민에서 다낭으로 온 것은 호이안에 가기 위함이었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미련은 늘 남아있는 법이어서 이때부터 다낭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게 되었다.






호이안


호이안 숙소는 집 같다. 대 저택. 수영장은 아기들 노는 용도인 듯 귀엽다. 주인은 우리들을 보자마자 웰컴 스낵을 주시며 편안하게 안내해 주셨다. 작은 발코니가 딸린 방이라 젖은 옷을 말릴 수 있어 좋았다. 이 숙소는 적극 추천한다. 호이안 전통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와 가깝고 너무나 친절하시다. Hoang Trinh Hotel.


아! 호이안에서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정말 예쁘다. 아마도 오늘 저녁이나 내일이면 이 동네를 벌써 2-3번 더 걸을 테고 머릿속에 넣어버릴 테지만 그래도 계속 있고 싶을 정도다. 호이안에서 꼭 먹어보아야 할 로컬 음식이라는 화이트로즈, 호안탄, 까오러우를 점심으로 먹고, 너무 더워 좀 걷다가 콩 카페에서 그냥 놀며 글 쓰고 있는 지금은 2022년 5월 31일, 3시 50분이다.


다시, 저녁 9시 45분. 방금 환상적인 호이안 저녁 산책을 다녀왔다~^^ 강가에 떠다니는 풍등의 모습은 유튜브나 사진에서 익히 보아왔지만 직접 체험하고 보니 가슴이 막 뛴다.


길거리에서는 게임 같은 것을 했다. 게임을 주관하는 사람들은 남, 녀 가수들과 운영진 그리고 전통악기 연주자들이다. 아마도 전통놀이를 재현하는 것 같다. 전통복장을 입고 게임 시작 전에 전통노래를 부른다. 베트남 사람들이 즐거워하며 참여했다. 노래가 끝나면 게임을 이끄는 몇몇 사람들이 나무로 된 패를 보여준다. 여기저기 환호성이 들린다. 같은 패를 가진 사람들이다. 같은 패를 받은 사람들에게 깃발을 주고 이렇게 해서 깃발을 많이 얻은 사람들이 이기는 게임인 것 같다. 베트남 타 지역에서 온 여행객들이 너무나 즐겁고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좋은 여행 추억이 될 듯하다. 베트남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는 그냥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신나게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귀한 구경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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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으로 오기 전에 베트남 여행객으로부터 호이안의 풍등 풍경을 볼 수 없어 아쉽다는 유튜브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아쉬움은 사라졌다. 아름다운 등이 가득한 호이안이다. 호이안의 밤은 마치 방콕의 카오산로드와 치앙마이의 선데이 마켓 그리고 우리나라의 유등축제를 연상시켰다. 등은 예전부터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었을 것 같다. 전기가 발견되기 훨씬 전부터 우리 인간은 불을 피웠고, 횃불을 들었고, 등불을 켜며 살았겠다. 그 빛 속에서 책을 읽고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삶을 살았으니 등은 인간의 삶을 보다 품위 있고 따뜻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더구나 등 아래서는 왠지 서로가 로맨틱해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등불의 마을, 호이안 사람들은 세상 누구보다 넓은 품을 가졌을 것 같다.


왜 호이안, 호이안 하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2022년 5월 31일, 호이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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