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로 가는 위태로운 미니버스

#18 박하로 이동

by 아샘


박하로 가는 동안 사람들은 계속 내리고 타고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현지인들 모두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태울 까에 협조했다.
탈 공간이 부족하면 어떻게 해서든 옆으로 엉덩이를 밀며
좁게라도 공간을 마련해줬다.






아침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어제 잠깐 날씨 좋을 때 트래킹 하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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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의 아침은 우중이다. 근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쉬다가 떠날 준비를 한다. 사파에서 박하로 바로 가는 버스를 숙소에서 알아봐 줬다. 1인당 180,000동.


원래는 라오까이까지 갔다가 라오까이에서 박하로 가려고 했는데, 숙소 측에서 요즘 라오까이에서 박하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두 번만 있다고 하면서 불편할 거라고 바로 가는 버스를 알아봐 준 것이다. 라오까이까지 가서 다시 박하로 가는 데 갈아타고 기다리고 하는 것을 고려하면 비용도 적당한 것 같아서 그러기로 했다.


아! 그런데 이 미니버스는 바로 박하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거의 10군데 이상을 쉬면서 사람을 태웠다. 16인승 미니버스인데 나중에 거의 25-26명은 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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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보러 맨 뒷좌석에 앉으라고 해서 왜 그런가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계속 태우기 위해서였다. 출입문 쪽으로는 목욕탕 의자를 놓고 앉기도 하고, 맨 뒷좌석과 그 앞 줄로는 5명씩 앉았는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앞 1-2열에서는 아이들과 서로 아는 사람들이 서로 무릎에 앉았다. 거의 한 줄에 7-8명씩은 앉은 것 같았다. 그저 어떻게 하면 많이 태울 까에만 관심을 둘 뿐 안전에 대한 개념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그것이 당연한 듯했다. 박하로 가는 동안 사람들은 계속 내리고 타고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현지인들 모두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태울 까에 협조했다. 탈 공간이 부족하면 어떻게 해서든 옆으로 엉덩이를 밀며 좁게라도 공간을 마련해줬다. 아이들이나 부인들은 무릎에 타는 것이 예사였지만 누구도 불편한 기색이 없었다. 그저, 일상일 뿐인 듯했다.


버스는 계속 산으로 달렸다. 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우리가 가게 될 박하는 어떤 곳일까 불편한 가운데에도 기대를 한다. 그리고 박하에 무사히 내려 숙소까지 걸었다. 숙소는 산속에 있었다. 늘 산에서 살아왔지만, 베트남의 산은 또 달랐다. 깊고 깊은 농촌마을을 터벅터벅 걸었다.


거의 6시가 다 되어 시끌벅적한 숙소에 도착했다. 이미 식당이 있는 타운과는 너무 멀어 저녁을 먹으러 나갈 기력도 없었다. 숙소에 저녁 먹을 수 있냐고 하니 가능하단다.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한쪽 부엌에서는 한참 저녁식사 준비로 북적였다. 튀긴 닭과 감자 그리고 밥과 떡, 닭볶음까지 진수성찬이다. 숙소에는 베트남인들이 단체로 모임을 갖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놀고 어른들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 한잔을 한다. 뭐 구호 같은 것도 외치고 깔깔깔 웃는다. 다 내일 박하 시장 방문을 위해 온 사람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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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숙소는 열악했다. 박하로 이동하기로 하고 어제 급하게 숙소를 예약했다. 왠지 모르게 빈 숙소가 거의 없었다. 아고다에도 부킹닷컴에도. 그렇다고 그냥 무작정 갔다가 숙소를 못 찾으면 낭패고.


그냥 현지인이 사는 집의 빈 공간에 겨우 침대를 놓은 것 같다. 샤워실도 화장실도 함께 써야 하는 곳이다. 박하에서 숙박할 생각도 못했지만 숙박을 하려 했을 때 이런 곳에서 숙박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시끌벅적하고, 침대는 지저분하고, 야외 화장실도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부디 잠을 잘 잘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2022년 6월 11일, 박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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