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알레르기와 힐링 3종 운동

공공기관 지방이전, 괜찮은 요가원만 있다면!

by 와인빌런


2주째 피부 알레르기로 고생 중이다. 손등에는 포진이 징그럽게 돋았고, 목 주변은 붉은 발진으로 가득 차, 밤마다 간지러움과 열감으로 잠을 설쳤다. 회사 근처 병원에서 손등은 한포진, 목 주변은 알레르기로 진단받고,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았다. 2~3일 꾸준히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자 증상이 급격히 좋아져, 이대로 괜찮아지는 줄만 알았다. 간지러움은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증세라 되도록 빨리 낫고 싶은 마음에 간지러워도 긁지 않으려고 애썼고, 간지러울 때는 얼음팩으로 열을 식히고 간지러움을 진정시켰다. 땀나는 요가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1주일 쉬기로 했다. 그만큼 하루라도 빨리 멀쩡해지고 싶었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일요일 오후부터 목 주변에 다시 발진이 시작되었고, 이번에는 손가락 마디에 조그마한 포진이 다시 올라왔다. 거기다 이번에는 두피까지 간지러웠다. 겨우 잠들었다 새벽에 깨서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봤더니, 이번에는 입술까지 퉁퉁 부어서 아랫입술은 보톡스 부작용 환자 마냥 부풀어 올라 있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오늘 하루 휴가를 내고 오픈 시간에 맞춰 피부과를 찾았다. 알레르기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를 했다. 결과는 3~5일 후에 나온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괜찮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반응하기도 한다는데, 설마 거의 매일 먹는 견과류나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다고 나오는 건 아니겠지?

비 오는 월요일 오전 연희동 골목은 한가하고 운치가 있었다. 병원 다녀오는 길에 주말엔 사람이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던 핫플에 가서 카페라테도 한 잔 마시고, 유명 빵집에 가서 갓 구운 빵도 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혹시 알레르기 원인이 카페인이나 밀가루는 아닐까 걱정이 되어, 빵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나중에 먹는 걸로.

공공기관인 우리 회사는 많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 회사와 십수 개의 다른 회사를 통폐합하여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법안이 발의되었고, 서울에 있는 모든 공공기관을 예외 없이 지방으로 이전시킨다는 정부 원칙에 따라 우리 회사도 지방으로 이전하게 될 것 같다. (물론 2~3년은 걸리는 일이고,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세상이지만) 회사 위상에 대한 변화는 모든 직원들에게 큰 스트레스였다. 나는 해당 업무에 대한 실무 담당자로서 책임과 걱정이 매우 컸던 터라 더 이상 손을 쓰기 힘든 단계에 들어서자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고, 결국 몸이 이렇게 반응해 버렸다. 어쩌면 그간 고생 많았으니 조금 쉬었다 가라는 뜻이었을지도.

몸에 탈이 나서 지난 2주간 띄엄띄엄 4일 휴가를 냈었는데,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면 돌아다니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어서 산책을 많이 했다. 오늘은 따릉이를 타고 홍제천을 지나 불광천으로 꺾어 상암까지 갔다. 상암동에 따릉이를 반납하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 묵직해진 다리를 풀기 위한 하체 이완 시퀀스로 미니 요가도 했다. 따릉이 타기-걷기-이완 요가, 이른바 나만의 힐링 3종 운동 되시겠다. 집에서 쉬면서 마음도 어느 정도 차분하게 정리가 되었다. (일은 정리가 안 되고 앞으로 더 많아지겠지만) 작은 도시에서 살아보는 것도 인생의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근처에 괜찮은 요가원만 있다면!


그럼에도 뒤숭숭한 마음에 지방 가기 전에 대학원을 후딱 다닐까 싶다가도, 아니야 남은 기간을 공부만 하다 지낼 순 없지, 별별 생각이 다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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