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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 유례 없을 친분

[교대원하는 교대원생]

by 안이오

[EP6. 유례 없을 친분]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다.”


어떤 측면에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인데, 많은 좋은 사람들과 많은 추억들을 공유할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동네나 교회 친구들, 중고등학교 친구들은 물론이고, 대학교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 중에도 참 좋은 추억을 공유하고 평생 함께 보고 싶은 사람들을 얻었다. 거기까지, 혹은 조금 더 해서 군 생활을 하며 만난 마음 맞는 친구들까지가 내게 ‘친구’의 범위가 될 수 있는 마지노선일거라 생각했다.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친구에서 더 이상 친구의 범위를 확장시키지 않기도 하고, 사회로 진출하며 친구보다 동료의 개념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어가기도 하는 것 같다. 나도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교육대학원에서 만난 동기들과 정말 많이 친해졌다. 군 생활을 병행하는 중이었지만, 나를 거리낌 없이 받아주고 함께 수업을 듣고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유례 없이 친해졌다. 아마 교육대학원에서 처음 만난 동기생들 치고는 이렇게까지 친하게 지냈던 유례가 있었을지 싶기도 하다.


어색하던 첫 학기의 마지막쯤 함께 식사를 하자던 동기생 형님의 말로 친분이 시작됐다. 식사자리, 술자리를 가지며 정말 자주보며 친해지게 됐다. 2학기에는 한 교수님 수업에서 2.28민주화 공연을 관람해야하는 때가 있었다. 문화공연 관람과 이어진 식사를 통해서 더욱 친해지게 됐고, 그 이후로 여러 정보들을 공유하며 친해지게 됐다. 서로 다른 지역, 서로 다른 직업, 서로 다른 환경과 성향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친해질 수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1학년 2학기 종강 기념 식사 후 찍은 사진.

이들과 함께 수업하니 더욱 수업 내용이 풍성해졌다, 더욱 활발한 의견 공유가 가능했고,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일상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학교에 가는게 스트레스가 아니라 너무나 큰 즐거움일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동기 여선생님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찍은 사진.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을 함께 거쳤고, 수업과 관련된 여러 자료를 공유하고,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고, 서로의 경조사를 함께하면서 2.5학기 동안 정말 많은 정을 쌓았다.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지금도 참 보고 싶은 이들이다. 대학원 생활을 마무리할 무렵쯤 우리는 추억을 쌓기 위해 중ㆍ고등ㆍ대학교를 마칠 때에도 가보지 못한 자체 졸업여행을 가게 됐다.


대구와 거제와 통영을 거치는 졸업여행에서 찍은 사진.

아침 일찍이 학교에서 만나 거제와 통영을 돌며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 교원자격증을 가지고 교사로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 진학하는 교육대학원에서 졸업여행까지 함께 갈 수 있는 친분으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참 감사하게도 좋은 이들과 함께 대학원 생활을 보내며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졸업 기념 함께 찍은 사진.


대학원 생활이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은 정말 많다. 자격증, 전직의 기회, 후에 얻을 수 있었던 임용 합격의 기쁨, 전공지식, 학위 등 꽤나 유형의 것으로서 내게 실용적 도움을 가져다 줄만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통틀어서 가장 기억에 남고 감사한 것은,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만한 좋은 동기생들과 함께 대학원 생활을 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들에게 늘 평안함과 행복이 넘쳐나길 이 자리를 빌어 기도한다.



(다음 화 예고) : EP7. 전역, 취업 그 중간 어디쯤의 교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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