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결별하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by 이만희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자주 상실을 마주한다. 상실은,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거나 무언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상실감을 느끼는 순간 거대한 슬픔의 파도가 밀려온다. 나는 40대의 중년에 얼마나 많은 상실을 경험했을까?


상실이 밀려왔을 때는 밀려 나가게 한다. 시간에 의지하며 그냥 흘러가게 만든다. 나 자신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고 내버려 둔다. 상실로 인해 숨을 쉬는 것도 버겁지만,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준다. 상실을 붙잡지는 않는다. 계속 붙잡고 있으면 상실을 극복할 수 없다. 상실 이후의 삶도 중요하다. 우리에게 오늘도 있지만 다가올 미래도 있다.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깨닫는다. 내 삶도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오늘을 산다. 우리는 언젠가 죽기 때문에 상실 이후 삶의 궤도를 바꿔야 한다. 그것이 상실 이후의 변화이고 확장이다.


익숙함에 길들여져 있는 일상은 보수적이다. 익숙함에서 자기를 새롭게 발견하는 일은 어렵다. 낯선 상황과 환경에서 나를 객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자기를 객관화하는 경험은 삶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한다. 하루를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생각의 힘이다. 늘 반복되는 일상의 경종은 죽음이다. 죽음을 생각하기에 삶을 반성한다. 나의 최종 형상을 빚어내는 행동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의 합이다. 우리는 미완성한 존재이기에 자신을 만들어가는 행동을 선택하고 실천한다. 누구를 위한 노력이 아닌 나를 위한 성실이 답이다. 내가 꾸는 꿈을 책임진다. 익숙함에서 결별하는 방법은 삶과 현실에서 부조리를 느끼는 것이다. 부조리를 느끼는 순간 정면으로 저항한다. 내 안에 자유를 열망하고 삶에 소망하는 가치를 부여한다. 시시포스처럼 다시 돌을 산 정상으로 죽을힘을 다해 옮긴다. 용기와 열정으로 오늘도 나는 부조리에 저항한다. 이것이 익숙함과의 결별이다.


내 안에서 자발적인 영감을 받아 찾은 소명이 글쓰기다. 영감을 따라 찾은 글쓰기로 꿈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간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주어진 오직 하나의 단어인 ‘소명’을 깨닫는다. 나의 소명은 글쓰기다. 소명을 찾기 위해 고독해야 했고, 고독하기 위해 글을 썼다. 글쓰기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하루를 충만하게 살았다. 삶이란, 고통의 바다다. 글을 쓰며 고통에 성숙해지는 영혼을 느낀다. 세속과 탈속에서 글쓰기로 중심을 잃지 않는다.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진정으로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은 쓰기로 완성된다. 미래를 현실로, 바라는 것을 실제 경험으로, 만들어 간다. 소명으로써의 글쓰기는 목적을 추구하는 삶으로 이끌어 간다. 인생을 다시 한 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성공을 넘어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글을 쓴다. 매일 만나는 단어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존엄을 부여한다. 글쓰기는 나를 나답게 존재하게 한다. 글을 쓰며 완전한 자유를 느끼고 완성된 삶을 향해 나아간다. 매일 순간순간의 느껴지는 영감을 붙잡고 불타는 가슴으로 살아간다. 글을 쓸 수 있어 나에게는 축복이다. 나는 죽는 날까지 소명으로써 글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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