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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Feb 27. 2023

부록 1 - 22박 23일 제주 한달살기

아웃도어 한달살기에 필요한 것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는 기본적으로 의. 식. 주 이 세 가지가 해결되면 나머지는 사람마다의 가치와 취향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여긴다. 이번 제주 한달살기를 시작하면서 의. 식. 주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 정의하는 것이 여행계획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실제 여행 중에도 이것이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제주 아웃도어 라이프 22박 23일을 지내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 필요했던 것을 정리하면 이런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참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부록페이지로 구성해 보았다.


의복의 사전적 의미는 몸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하여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이라 한다. 요즘은 단순히 몸을 가리거나 보호하는 것 외에 자신을 알리거나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했지만 말이다. 여하튼 옷을 벗고 살 수는 없는 세상이니 여행에서 가장 큰 짐을 차지하는 것도 이 옷이다. 세탁을 너무 자주 할 수 없을 터이고, 그렇다고 짐을 너무 많이 가져가기도 곤란하다. 나의 경우는 일주일을 기준으로 옷을 세팅한다. 셀프빨래방에서 세탁비도 만만치 않으니 가능한 모아서 빨래하는 것이 비용측면에서도 유리하니 일주일 정도가 적당해 보였다.


올레길을 걷는 목표가 있으니 매일 옷이 땀에 절을 것이다. 그래서 하루단위로 갈아입을 수 있는 옷을 속옷, 양말 상위 하위까지 하나로 세팅하여 돌돌 말아 한 팩으로 7개를 준비한다. 여행지에서 기분도 내고 싶고, 샤워 후 가볍게 입을만한 것으로는 원피스만한 것이 없다. 원피스 하나를 챙기고, 청바지와 티셔츠를 세트로 준비한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할 때라 반바지도 하나 챙겨본다. 바람막이, 경량패딩, 캡모자, 챙모자, 워킹화, 샌들을 준비하니 한 달간 제주생활을 할 옷들을 모두 챙겼다.



처음에는 식비를 아낄 생각으로 캠핑을 하면서 만들어 먹으면 되겠다 여겼다. 그러나 대체로 트레킹을 4~5시간 한 이후 무언가를 만들어 먹기에는 귀찮아지기도 하고, 식재료를 매번 구매해 오는 것도 일이었다. 날도 더워지면서 작은 보냉팩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되기도 하였다. 결국 숙박지 주변의 식당과 올레길을 걷던 도중 만나는 맛집을 이용하게 되었다.


제주는 향토음식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이주해 온 이들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한다. 해물라면, 고기국수, 햄버거, 고사리육개장, 갈칫국, 흑돼지고기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제주 맛집에 대한 정보는 SNS, 책에 넘치도록 많은 정보들이 있다. 그것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테마를 잡고 그 테마대로 움직여 보는 것도 꽤 재미난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제주여행에서 정식메뉴를 가능한 많이 먹으려 했다. 1인이 간혹 안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1인으로 즐길 수 있는 정식메뉴도 많아져셔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돌아오던 날 들린 사라봉의 물결카페에서 본 제주도 전역 고기국수 맛집 포인트를 보고는 이거 투어 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사람이 행복하기 쉬운 일이 또 있을까?


여행 중 가장 크게 드는 비용 중 하나가 주이지 않을까? 휴식을 취하고 몸을 씻고 눈, 비,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하루 이틀 여행을 하게 된다면 호텔을 찾거나 게스트하우스 등 숙소를 고르게 될 터인데 제주 한달살기라는 장시간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캠핑하는 것을 고려하게 되었다. 때때로 차박도 하고 그러다 좀 더 편안한 잠자리가 필요할 때 호텔을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캠핑을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또는 한달살기인만큼 월세를 내고 현지인럼 집 한 채를 임대하여 생활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는 식사와 숙박등이 모두 패키지로 만들어진 한달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목적과 취향에 따라 숙박의 선택이 크게 좌우된다.


나의 경우는 올레길을 걷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따라서 숙박지가 한 곳에 정해지는 것이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왕 차를 가지고 제주도로 들어가는 마당에 캠핑용품을 실어가서 제주의 자연을 느끼며 캠핑도 해보고 싶었다. 발 빠른 유튜버들이 제주에서 올린 차박 이야기도 구미가 당겼다. 그래서 올레길 코스를 계획하면서 상황에 맞게 차박, 캠핑, 호텔을 적절히 섞어 배치해 보았다. 물론 계획한 대로 실행되지는 않지만 대체로 세 가지 숙박형태를 적절한 비율로 경험해 보게 된 여행이었다.


집 하나를 빌려 한달 살기를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숙박형태를 경험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정해 놓은 것이 없으니 여행지의 순서도 임의로 바꿀 수 있으며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그에 맞는 숙소를 구하는 재미도 있다. 그중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숙박형태를 조금 더 오래 누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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